평창동계올림픽이 결정되자마자 여야 정치 모리배들이 망동을 부리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은“이명박 정권은 북한 정권에 공동올림픽 추진을 대담하게 제안하고 이를 통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건설적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정권 교체에 성공한다면 (평창 올림픽을) 남북 공동 올림픽으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맞장구 쳤다. 천정배 최고위원도“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서라도 남북평화는 필수적”이라며 “대북 식량지원 등 남북 화해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꼬인 남북관계를 풀고 세계에 화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들보다 더 웃기는 자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다. 그도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스포츠를 통한 민족적 제전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참으로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이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것은 올림픽 유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어떤 조건으로 유치했는지 하나도 모르는 말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단이 처음부터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공동 개최 조건을 내 걸었으면 3개국 도시 중에서 제일먼저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 시설이 좋아야 함은 물론 이동거리가 가까워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선수 중심의 올림픽이 되기를 바라는 IOC 위원들에게 장시간 비행기 이동이 불가피한 남북공동개최는 제일 나쁜 악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유치단이 가까운 거리에 경기장 건설을 약속한 것인데 위반할 수 있는 일인가.
남북공동개최가 불가능한 첫째 이유는 그처럼 IOC와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다.
평창은 설상경기가 열리는 평창과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에 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30분 내 경기장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유치 조건의 특장점으로 내걸었다. 이 조건은 경기장 간 이동에 1시간 30분~2시간이 걸리는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에 비교 자체가 안 되는 매우 유리한 특장점이었다.
IOC 위원들은 우리의 이 조건을 믿고 평창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개최권을 얻자마자 정치권이 나서서 평창과 아무 관계도 없는 북한과 더구나 경기장 이동 시간이 터무니 없이 많이 소요되는 공동개최를 주장하고 있으니 IOC와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것은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의와 관련된 문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점은 생각하지도 않고 공동올림픽 운운하는 정치 장사꾼 모리배들은 오직 표밖에 모르는 글로벌 시대의 ‘우물 안 개구리’들이며 이런 자들에게 계속 나라를 맡겨 놓고 망하지 않기를 바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공동개최를 할 수 없는 둘째 이유는 동계올림픽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국가'가 개최하는 것이지만 올림픽은 특정 '도시'가 개최하며
그 때문에 개최국 내의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할 수 있고 한일 공동월드컵도 그래서 가능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기술적인 이유로 일부 종목을 다른 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은 가능해도(내륙도시에서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해상종목은 연안지역 도시에서 개최), 분산개최나 공동개최 특히 다른 나라(북한은 우리 헌법상 국가가 아니지만 IOC 회원국임)와의 공동개최는 할 수 없게 돼 있다.
그 다음 셋째 이유는 동계올림픽 종목은 하계올림픽 종목만큼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다.
종목은 많아도 설상과 빙상으로 나누고 나면 경기의 성격이 대부분 서로 비슷비슷하며 그리고 몇 개 종목에 겹쳐 출전하는 선수들이 매우 많은 특성이 있다.
그 때문에 일부 종목의 북한 개최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고 선수들도 매우 불만스런 일인 것이다.
넷째 이유는 북한이 동계올림픽 경기장 시설에 투자할 능력이 없다. 동계올림픽 경기장 시설과 그 시설은 물론 경기 후 관리에도 막대한 비용이 따른다. 더구나 경기시설 이외에 숙소와 도로 그리고 미디어본부 등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 그런 경제적 여력이 없으니 그 비용은 결국 우리 몫이다. 또 하나의 퍼주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경기 후에 그 시설은 북한 특권층을 위한 위락시설이 될 것이다. 북한의 일반주민들이 그 시설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공동개최를 할 수 없는 또 한가지 이유는 동계올림픽 공동개최는 강원도민에 대한 배신이다.
남북공동개최는 그동안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희생하고 12년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강원도민에 대한 배신이 되는 것이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2003년 1차 시도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후 ‘All Within 30 nutesMinutes’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모든 것을 30분 이내에 경기 가능한 체제’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 타격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경기장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여 지역발전의 기회로 삼기를 원하는 기초 지자체장이나 주민들의 욕구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빙상경기장을 강릉 한 군데로 집중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강원도 내 다른 시와 군에서 대의(大義)를 위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남북공동 개최를 한다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희생한 강원도민들은 어떻게 되는가?
이 밖에 좌익들은 올림픽 성공을 위해 남북평화가 필수라며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에는 햇볕정책도 금강산관광도 없었다. 하지만 서울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축제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우는 어떤가? 햇볕정책에 병적으로 집착한 김대중이 대통령이던 시절이었고 6.15공동선언이 나온 지 2년여가 지났을 때였다. 금강산 관광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막바지에 제2연평해전이 발발하여 우리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당했다. 지구촌 축제의 마지막을 북한이 피로 물들인 것이다.
햇볕정책도 6.15공동선언도 금강산 관광도 우리의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 북한의 도발을 막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참수리 357정 전사자들의 죽음이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올림픽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끝났으며 그런 차이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1988년 당시에는 대통령에서부터 군 수뇌부, 국군장병, 국민들의 안보의지가 확실했다. 한미동맹도 더없이 굳건했었다.
물론 그 전 해에 KAL858기 폭파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정보당국은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했고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등 여러 우방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참했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그에 반해 2002년 월드컵 당시는 대통령과 국정원장이‘세작’이나 다름 없는 자들이었다. 군 지휘부도 대통령 눈치 보기에 바빴으며 6.15 이후 군과 국민의 안보의식도 많이 풀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참수리 357정 장병들만 외로이 분투하다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작자부터 당시의 정부와 군 상층부 모두가 그들을 철저히 외면했다.
따라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은 올림픽 공동개최도 아니고 남북단일팀 구성도 아니며 금강산 관광과 햇볕정책은 더더욱 아니다. 오직 안보태세의 재건과 한미동맹의 강화가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을 담보할 유일한 수단인 것이다.
1988년 당시도 사회일각에서 공동올림픽 주장은 있었다. 북한이 서울올림픽을 무산시키기 위해 그런 주장을 했고 국내 종북(從北)세력이 그 주장을 넙죽 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이 입을 뻥긋하기도 전에 민주당이 먼저 그런 소리를 하고 나섰다. 그리고 한나라당 원내대표라는 작자도 거기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대북면역력이 얼마나 약화되었나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런 자들이 국가 정치지도부에 앉아 있는 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도 대한민국의 안보도 장담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막론하고 이런 자들부터 먼저 몰아내야 하는 이유다.
그게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을 담보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