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군기지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2009. 12. 5. 오전 10:57:33

글자

본 글은 경제풍월 2009년 9월호에 게제된 것입니다.

                                        제주도 해군기지, 政爭의 대상아니다  

  제주도가 해군기지 문제로 시끄럽다. 정부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2014년까지 민·군 복합형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 사업을 수용한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 투표에 3분지1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하여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하면 도지사의 직위는 해제된다.

    대형 국책사업이 추진되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찬성도 하고 반대도 하기 마련이지만, 제주도 해군기지의 경우 꼭 짚어야 할 대목들이 있다. 첫째, 국가안보의 백년대계를 위해 건설되는 군사기지가 주민소환투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곤혹스럽다. 한국은 경제의 대부분을 무역에 의존하는 무역국이자 해운국이다. 한국은 세계4위의 석유수입국이자 하루 220만 배럴을 소비하는 7위의 석유 소비국인데, 한국의 유조선들은 말썽많은 걸프만을 통과하여 해적이 출몰하는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거쳐 석유를 실어 나른다. 이 유조선들의 행렬이 멎으면 한국경제의 숨결도 멎는다. 특히, 한반도에서 대만에 이르는 600해리의 남방해상로는 대부분의 수출상품과 석유를 실어 나르는 생명선이다. 게다가 한반도 주변에는 영유권 분쟁이 남아있고, 해저 천연자원을 둘러싼 분쟁의 소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의 최남단에 해군 기동부대를 배비하는 것은 남방 해상로 보호를 위해 긴요할 뿐 아니라, 해적, 테러, 해상분쟁 등 여러 가지 돌발상황에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해양주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도 매우 시급하다. 국가안보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국가가 전략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지 주민소환투표를 통해 찬반을 다툴 문제는 아닌듯 싶다.

  정당한 반대와 정당하지 않은 반대

  둘째,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명분들이 모두 같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국책사업으로 인해 재산상의 손해를 볼 수 있는 주민이 반대하는 것은 매우 정당하다. 하지만 이는 국가가 합당한 보상정책을 통해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환경 문제도 그렇다. 해군기지 건설에는 당연히 일정부분 환경파괴가 수반되기에 환경보호도 정당한 반대 명분이다. 하지만 인류문명의 역사 자체가 환경파괴 역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사람들은 농경지에 도시를 건설했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설을 만들면서 문명을 유지해왔다. 결국, 손득계산으로 판가름할 수밖에 없다. 고속철을 건설한 것은 천성산의 도룡용을 보호하는 것 보다는 더 큰 경제이익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며, 제주도 해군기지 역시 환경손실보다 더 막중한 안보이익을 얻을 수 있기에 건설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산디에고, 호주의 시드니, 프랑스의 똘롱, 싱가폴의 창이 등도 민군 겸용항으로 개발되었다.

  셋째, 그럼에도 더욱 중요한 것은 이념적ㆍ정치적 목적을 가진 제3의 세력들이 가세하여 주민갈등을 부추기고 정쟁화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입으로는 환경보호나 주민보호를 앞세우지만 사실은 미군철수, 보안법 철폐,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등을 관철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활동해온 NGO들이 제주도를 ‘남남갈등의 전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이를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일부 NGO들의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제주도가 공격목표가 된다”라는 주장은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제주도 해군기지로 남방 해상로가 보호되면 그로 인한 경제적 혜택은 제주도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돌아간다.

  어쨌든 해군기지에 찬성하는 사림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하는데 반해 반대하는 쪽은 제3세력들의 개입에 힘입어 조직과 체계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반대논리를 확산시킬 수 있다면, 또는 이로 인해 환경영향 설명회나 토지‧어업보상 설명회조차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를 두고 공정한 논의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천주교 사제들이 해군기지까지 반대해야 하나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가톨릭 교우들은 천주교 제주교구가 해군기지에 반대에 동참했다는 사실을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제주교구(교구장 강ooo 주교)는 2006년 12월 최초로 해군기지 반대 입장을 표명한 이래, 2007년 4월에는 고oo 신부, 임oo 신부 등이 참여연대 등과 함께 ‘평화의 섬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평화의 섬에 웬 해군기지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본격적으로 반대운동에 동참했다. 이어서 제주교구는 ‘정의평화위원회’에게 반대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요청했고, 동 위원회는 이에 부응하여 전체 천주교 차원에서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문제를 2007년 10월에 주교회의에 상정했다. 주교회의가 이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정의평화위원회 차원의 반대운동이 지속되었으며, 2007년 12월에는 소속 사제들과 수녀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반대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전후하여 국방 및 해군 관계자들의 설득이 있었고, 결국 정의평화위원회는 2008년 초부터 사실상 반대운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제주교구 차원의 반대는 지속되었으나, 2008년 5월을 기점으로 하여 “해군기지에 반대하지 않으나 후보지를 바꾸어야 한다”는 논리로 한발 후퇴한 상태이다.

  이상의 과정에서 보듯 천주교 제주교구의 반대운동에는 다소의 기복과 굴절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현재에는 ‘온건 반대’ 입장을 견지하면서 과격한 반대활동을 자제시키는 건설적인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평신도들의 입장에서 보면 천주교 사제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깊숙이 개입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며, 세칭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사제들이 벌인 극렬한 반미운동을 기억하는 교우들은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반대운동에 참여한 사제들은 성제(聖祭)를 주관하는 성직자의 직분으로 국가안보 사업에 반대하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곳에 군사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자신들의 주장에 문제가 없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의사가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질병을 연구하듯 국가는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에 대비한다. 군대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존재한다. 미 태평양사령부와 7함대 사령부 때문에 하와이의 평화가 깨진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제주도 해군기지도 제주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건설된다.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 볼 때

  그럼에도 이제는 모든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주민소환투표 이후의 치유책을 고심해야 할 때이다. 투표결과와 무관하게 해군기지 문제로 인해 야기되었던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업을 주도하는 해군에게 되돌아봐야 할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신규 해군기지 소요가 제기된 것이 1993년인데 2007년에 와서야 후보지를 결정할 만큼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무엇인가. 애초에 최적지로 거론되었던 화순항을 포기하고 강정마을로 바꾸는 과정에 불투명한 요소는 없었는가. 섬 주민으로서 제주도민이 가질 수 있는 중앙으로부터의 소외감이나 현지정서를 충분히 존중했는가. 경제적 유인효과와 환경 대비책을 충분히 홍보했는가. 차후를 위해서라도 이런 점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에게도 당연이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정부가 국가생존 차원에서 필요한 곳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문제에 반대하고 나선 천주교 지도자들의 모습을 대다수 가톨릭 교우들이 어떻게 바라봤을 것인가. 적지 않은 국민이 “또 천주교인가”라고 놀라지 않았을까. 대규모 국책사업이 추진되면 지역개발 규모, 보상문제 등을 놓고 ‘이익 중심’의 갈등이 야기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또한 정당한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제3세력의 개입과 함께 대주민 이데올르기 학습이 실시되어 결국 ‘가치와 이념’을 둘러싼 갈등으로 변질되는 것을 종종 보아왔다. 이번에도 천주교 사제들이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이러한 망국적인 현상을 부추기는데 기여한 바가 없었는가. 주민소환투표의 결과를 떠나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김태우 미카엘

 

댓글 5

  • 2009년 12월 5일 오전 11:31

    한 6년 잠수 타고있었더니 별 히안한 일들이 있었군요, 좌파 색출이 급한데 ㅉㅉㅉ

  • 2009년 12월 11일 오후 5:32

    문제는 일부 사제들이 좌파들에 노골적으로 동조하고 있고 지도부도 방관을 넘어 은연중 지지하는 듯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 2009년 12월 11일 오후 5:36

    그리고 많은 신자들이 사제들이 하는 일이면 무조건 옳다며 지지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굿게시판만 보더라도 매우 심각한 상황 아닌지요.

  • 2009년 12월 11일 오후 5:43

    온건한 보수 성향의 교우들이 적극 대응하지 않다보니 게시판이 온통 진보를 자처하는 좌파들 뿐입니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 2009년 12월 13일 오전 11:53

    동감입니다. 제주도에 사시는 교우님들께 이 멧세지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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