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배찬호 | 조회수 : 482 추천수 : 2 다운횟수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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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전사를 통해본 전쟁양상의 변화 (2005년 6월23일; 한국 군사 사학회 세미나 토론 내용) 우리가 전사를 연구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고 미래의 국방태세를 설계하기 위함입니다. 오늘 저는 두 분의 발표를 계기로 시대변화에 따라 전쟁양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정보화시대와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우리 군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제 나름의 의견을 개진 하고자 합니다. 먼저 전쟁목표가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고대국가인 10세기에 일어난 고려와 거란간의 전쟁은 고구려 고토회복을 위한 영토확장이 전쟁목표였습니다. 농경시대의 경제생활의 기본은 토지에 있기 때문에 영토확장을 군사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16세기에 임진왜란을 일으킨 히데요시의 전쟁목표는 무엇이었을까요? 정명가도라는 구호를 볼 때 명나라정벌을 전쟁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과연 일본이 명나라를 정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전쟁목표를 설정한 것일 까요? 아직 구체적인 사료가 없어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전쟁목표가 무엇인지를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추론에 의해 판단이 가능 하리라 생각됩니다. 당시 일본은 전국시대가 종식되고 히데요시에 의해 전 일본이 통일 되었습니다. 통일된 일본에는 각 계파로 나누어진 수십만의 무사가 남아 있었고 무사들은 히토바라이령에 의해 다른 업종에 종사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평시에 수십만의 무사들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히데요시가 설정한 실질적인 전쟁목표는 명나라정벌이 아니라 국가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또, 언젠가는 반란세력으로 등장할지도 모를 자국내의 무사들을 명나라 까지 보내어 다 소모 시켜 버리는 것이 진정한 목표가 아니었는가 생각됩니다. 전쟁양상과 수단 또한 시대에 따라 변화되고 있습니다. 고려, 거란 전쟁은 농경시대의 대표적인 전쟁이었습니다. 기후나 지형이 전쟁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활, 창, 칼이 주 무기였으며 군수지원은 현지조달위주의 전형적인 보병위주의 지상 전투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에는 병력의 수와 정신전력 같은 인적인 요소가 전승의 핵심요소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 600년이 지난 임진왜란 시는 전쟁양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농경시대의 보병위주 지상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총과 포가 등장하고 해상전에서 포격전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농경시대와는 달리 실탄이나 탄약과 같이 현지조달이 불가능한 군수지원문제와 조총과 포와 같은 새로운 무기체계, 해상전에서 신무기를 활용한 새로운 전술 등이 전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즉 농경시대에서 산업화시대로 변화해 가는 과도기적인 전쟁이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 들어오면서 전쟁의 양태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2차대전은 전형적인 산업화시대의 전쟁이었습니다. 어느 나라가 탱크, 야포, 함정, 항공기들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군수지원을 할 수 있는가의 능력에 따라 전승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양상도 훨씬 복잡해 져서 지상 뿐 아니라 해상, 공중의 3차원적 전쟁으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보화시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산업화시대에 습관화 되어 있는 우리의 인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환경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군사력의 역할이나 목표, 수단들이 근본부터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영토확장은 군사력의 몫이 아니라 부동산 펀드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나라도 군사적인 점령은 가능할지 몰라도 군사적인 지배는 힘들어졌습니다. 핵무기가 보편화되어가는 국제사회에서 공멸을 가져올 대규모 전쟁을 수행하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적국이라는 용어는 점차 퇴색 해가고 있으며 하마스나 빈 라덴 같은 반정부 단체나 테러 조직이 세계안보와 질서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가는 통치권이 미치는 범주에 의해 부족국가에서 고대국가로 그리고 근대국가에서 현대국가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지금 세계는 유럽연합이나 북미연합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국가탄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시대가 탄생시킨 세계화 과정에서 발생되는 하나의 현상 입니다. 유로 통화로 통합된 유럽은 이제 정치적 통합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정치적 통합이 이루어지면 군사적 통합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과정에는 불안정이 초래되고 세력균형에 틈이 생기며 갈등과 마찰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이성과 합리성에 입각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향으로 발전되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역사는 이성과 합리성에 의해서 발전되어 온 것이 아니라 분노와 증오, 애국과 희생과 같은 감정이 지배해온 역사였습니다. 역사의 전환기에는 항상 커다란 위기가 도래해 왔습니다. 특히 한반도는 북한 핵으로 인해 이러한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북한 핵의 향방에 따라 우리 군의 역할과 임무, 구조와 배치 등을 원점에서 새롭게 설계해야 될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가 전사를 연구하는 목적은 바로 이러한 전환기를 대비해서 우리 군이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었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 방향을 잡기 위함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군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서 배치되어 있고 한미연합 태세를 유지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 위협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적대적인 관계가 해소될 때를 대비해서도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선 북한의 위협이 소멸되면 한국군의 역할과 임무가 재정립 되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어떠한 군 구조와 전력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고 어떠한 것이 그렇지 못할 것인가를 구별하여야할 것입니다. 지금 정보통신의 발달이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화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세계화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한 국가의 정체성을 약화 시킬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피할 수 없으면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100년 전 개화물결 범람 시 스스로 개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본에 의해 변화를 받아 들였든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에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저주를 받아 실패한 역사를 되풀이 하게 되는 것을 역사는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횡단 압력을 받는 국가 즉 국토는 좁고 인구밀도가 높고 자원이 부족하면서 산업이 발달한 국가는 숙명적으로 해외 지향적 정책을 펼 수밖에 없으며, GDP의 70% 이상을 해외교역에 의존하는 우리가 앞으로 FTA 체결 없이도 다른 나라와 교역이 가능 하겠습니까? 방어적으로 세계화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맞설 준비를 하여야하고 제3국에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세계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때입니다. 따라서 우리 군의 역할도 외부의 위협에 대하여 영토를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까지 역할을 확대 하여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도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국내 주식의 40% 이상이 외국인 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 협력적 안보 또는 다자안보협력이 필요한 것도 국가간의 상호연계성이 점증하는 세계화 현상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군도 이러한 안보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그 역할과 임무를 새롭게 정립 하여야 하겠습니다. 오늘 두 분의 발표에서 보았듯이 전쟁수단 또한 시대에 따라 변화되고 있습니다. 농경시대에는 보병위주로 활이나, 창, 칼로서 전투를 하며 인력의 수에 의해 전승이 결정되든 시대였습니다. 산업화시대는 어느 나라가 탱크, 함정, 항공기들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가에 의해 전승이 결정된 것을 2차 대전에서 경험 하였습니다. 이제 정보화 시대는 Web, network, stealth등 기술력에 의해서 전승이 결정되는 것을 중동전에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군 구조와 조직, 무기체계 등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편 되어야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군은 변화의 태풍 속으로 항해하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접근하는 이 변화 앞에서 우리는 어디에 위치 해 있고 어디로 항해할 것인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화로 인한 세계화의 거센 열풍, 북한 위협의 변화, 그리고 군사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은 산업화시대에 습관화 되어 있는 우리의 인식을 뿌리 채 흔들고 있습니다. 일찍이 경험 해 보지 못한 이 변화를 맞이하여 우리는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행동할 것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어떠한 군 구조와 전력이 이러한 환경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어떠한 것이 그렇지 못한 것인가를 구별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챨스 다윈은 그의 저서 종의 기원 결론을 이렇게 끝 맺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이 세고, 머리가 좋고, 능력이 있어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 못하는 종은 결국 도태하고 만다고....” 이것은 동물의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진리일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