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 내리 쬐는 텃밭에서
허리띠 졸라매고 비지땀 흘리시며
그렇게 죽어라 힘들게 일을 하셔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김치 몇 조각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걸터 앉아 한끼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당연히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얼어붙은 냇물가에서
찬기서린 얼음조각 맨손으로 걷어 내가며
빨래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일년농사, 바쁜하루
새벽 잠 헤쳐가며 맨발로 뛰시느라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 발톱 깍을 수 없이 닳고 문드러져
손톱밑 살이 쓸려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녁이면 쇠죽솥에 군불 지펴놓고
하루시름 실어 한숨 내 뱉으시며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냥 넋두리 인줄만 알았는데
한밤중 자다깨어 저만치 방구석
고된 하루에 저린 손발 움켜쥐고 한없이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이러면 안되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