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눈을 감겨 주십시오

2007. 8. 30. 오후 2:44:37

글자

 

 

 

거친 흙길을 밟으며

나를 다듬어 봅니다.

몸을 숙여 나를 만나 주는

키 큰 나무는

내 마음의 아픔을 잊고

환히 웃게 합니다.

너의 얼굴에 퍼지는 잔잔한 평화…

나의 마음으로 나누는 은은한 기쁨…

산 속에서 만난 하느님…

사진·글 | 이정아 수녀(성 바오로 딸 수도회)
 

Billy In The Low Land

제 눈을 감겨 주십시오.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5)

 

제 눈을 감겨 주십시오.

그래도 저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제 귀를 막으십시오.

그래도 저는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제 양팔이 부러져 당신을 잡을 수 없다면

제 뜨거운 가슴으로 당신을 안을 것입니다.

 

제 심장의 고동이 멈춘다면

제 뇌가 당신을 노래할 것입니다.

 

제 뇌마저 사라진다면

제 피 속에 당신을 담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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