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가야,

2007. 8. 15. 오전 11: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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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다이스(Willam Dyce, 1806-1864),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
1845년경, 유채, 80×63cm, 영국 왕실 수집품, 런던, 영국

  Thumbelina

사랑하는 아가야,

 

젖이 돌고 있는 몸은 곧 성소이니
사랑하는 아가야,
내 품에 안겨 젖을 빨아라
내 젖꼭지는 언제나 쩌르르 돈단다
 

나 지금
우리를 안식으로 인도하는
영원의 길로 떠나지만
나는 듣는다
계곡 겹겹이 굽이쳐 흐르는
네 영혼의 소리를
 

젖을 물리는 어미는 이렇게 기도한다
내 아기가 건강한 날개 달고
높이 훨훨 날아
참 평안이 당도하는 곳에 살게 해 달라고

보아라, 어미는 맨발이다
신열에 들끓던 아기 들쳐 업고
차가운 어둠 녹이며 예까지 왔다
오, 상처 난 이 맨발은
너를 찾아 떠난 끝점 없는 이력서다
찢어지지 않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아가야,
어미가 평생을 기도한 곳이
외롭고 높고 쓸쓸했을지라도
마르지 않고 솟아나는 내 가슴속 샘물은
너와 함께 했음의 충만함이라
너를 위해 퍼 올릴 생명의 양식이라
 

김정인 아녜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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