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게 된 참 겸손

2009. 9. 7. 오후 12:07:49

글자

<황금송아지 숭배와 십계명판을 부수는 모세>, 중세 시기, 채색 삽화

이 작품은 중세에 교회에서 사용하던 시편집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상단에는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우상처럼 숭배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단에는 모세가 우상 숭배에 빠져 있던 백성들을 보고 대로(大怒)하여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십계명판을 땅 바닥에 던지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Reflections In The Water (Claude Debussy)

 

내가 알게 된 참 겸손

 

책을 읽다가

'겸손은 땅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까지 받아들이면서도

 

그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더 놀란 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

몸 위쪽이 아닌 내 발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발이 아니라

그 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

다져지고,

아픈 것이 겸손이었습니다.

 

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 채 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맺는 것이었습니다.

 

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

 

【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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