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성경 공부·심리 상담 등 빙자 포섭… 가톨릭 신자 청년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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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천지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포섭활동에 나서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신천지에 포섭돼 집을 나간 한 여대생의 가족들이 딸을 돌려 달라며 시위를 하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김정은(율리아, 21)씨는 지난해 가을 교정을 걷다가 한 여성에게 “아기 봉사(미혼모 아기를 돌보는 봉사 활동)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평소 아기를 돌보는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흔쾌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 여성은 봉사를 시작하기 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서울 상계동에 있는 한 교회로 오라고 했다.
교육을 받으러 찾아간 교회에는 간판이 없었다. 교육생은 김씨 혼자였다. 그 여성은 아기 봉사 교육보다는 ‘성경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봉사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두 달 가량 시간이 흘렀지만 아기 봉사는 뒷전이고 이상한 성경 공부만 계속됐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씨는 가족들에게 성경 공부 내용을 알렸고, 개신교 신자인 한 친척은 “신천지 성경 공부이니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김씨는 그 후 그 여성과 연락을 끊었다.
2015학번 신입생인 윤 가타리나씨(20)는 입학 전 한 동아리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에서 유난히 윤씨를 잘 챙겨주는 선배 언니가 한 명 있었다. 말도 잘 통하고 학교생활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친분이 쌓이자 그 선배는 어느 날 성경 공부를 하자고 제안했다.
대학 입학 후 고3 때 잠깐 쉬었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었던 윤씨는 별 의심 없이 성경 공부를 시작했다. 그 선배는 “학교 내에 이단이 많다. 특히 신천지를 조심하라”고 주의까지 주며 의심을 피했다. 얼마 후에는 선배 한 명이 성경 공부에 합류했다. 성경 공부가 진행될수록 평소 신부님이 말한 성경 내용과는 다른 점이 느껴졌다. 윤씨는 신부님에게 이를 이야기했고 “신천지인 것 같으니 더이상 그 선배를 만나지 말라”는 경고를 들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을 비롯한 이단·사이비가 새 학기를 맞아 대학생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포섭활동에 나서고 있어 주의가 요청된다. 월간지 「현대종교」 3월호에 따르면 현재 가톨릭계 대학들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 사이비 종교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중 가장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포섭하고 있는 곳은 신천지다.
신천지에 포섭됐다가 빠져나온 김아무개씨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3000명이 넘는 대학생이 신천지에 포섭돼 전도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 수가 1만 2000명에 이르는 경남 지역 한 대학은 1500여 명이 신천지에 포섭됐다는 제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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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의 포섭 수법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신천지라고 드러내고 포섭 활동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학생들이 관심이 많은 봉사 활동, 성격 유형 검사, 심리 상담, 만들기 수업, 멘토링(선배가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 등을 빙자해 학생들을 유인한 후 신천지 성경 공부로 인도하는 방식이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한 대학 학생회관에서 ‘에니어그램 세미나’가 열렸는데, 신천지가 학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주도한 행사로 밝혀진 바 있다.
신천지에 포섭된 이들의 회심을 돕고 있는 상담사 이승혜(가타리나)씨는 “신천지의 목표는 에니어그램, MBTI와 같은 성격 유형 검사를 통해 포섭 대상자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연락처를 비롯한 개인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라며 “무료 성격 검사나 심리 상담은 가급적 참여하지 말고, 참여하더라도 절대 연락처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또 “개신교는 대학 안에 신천지가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적극적으로 대학 측에 항의하면서 신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천주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교회도 가톨릭대학생들이 신천지에 현혹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앞의 김씨와 윤씨도 나름대로 건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왔고, 가톨릭학생회 활동도 하고 있지만 신천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교구와 본당에서 신자들, 특히 대학생, 청년들에게 신천지의 위험성과 포섭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생사목부 담당 은성제 신부는 “대학교 안에서 이단·사이비가 동아리, 심리상담 등으로 위장해 학생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봉사단체나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성경 공부나 ‘좋은 말씀이 있다’면서 이상해 보이는 프로그램 참여를 권하면 신천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