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더 아름답게/시

2015. 2. 23. 오후 10:35:50

글자


                          넓게 더 아름답게/이해인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고 
  먼저 자기 실속만 차리려는 경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때 
  얼른 '넓게 더 아름답게!'하고 속으로 외칩니다.


  늘 함께 지내는 이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그를 향한 이해의 폭이 자꾸만 좁아지려 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다독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일들에 
  무관심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을 때, 
  넓게 더 아름답게!'를 조용히 외칩니다.


  남의 호의를 무시하고 의심하는 
  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를 외웁니다.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넓게 더 아름답게!'를 반복합니다.


  남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용서가 안 돼 속을 끓일 때도, 
  넓게 더 아름답게!'를 읊조립니다.


  모든 일에 '넓게 더 아름답게!'를 
  기도처럼 끊임없이 외우고 실천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삶의 길을 
  우리 함께 걸어야겠지요?


  어느 새 봄이 오는 바닷가에서 
  나는 오늘 이렇게 고백해봅니다. 
  큰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넓어지고 싶습니다.


  늘 부서질 준비가 되어 있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더 낮아지고 깨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넓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가르치는 
  바다여 파도여 사랑이여...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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