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등불은 등경 위에 둔다 (1/27)

2005. 1. 27. 오전 6:06:53

글자
우리 모두는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 함은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그 십자가의 길을 나도 걸어가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행하셨던 모든 말씀과 행적들을 나도 세상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가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바라보는 일등인 사람, 다시 말해서 돈이 많고, 명예가 높고, 권력이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을 높여주고 나를 한없이 낮추일 줄 아는 사람,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 세상이 가져다주는 물질과 권력, 명예로부터의 기쁨이 아니라 따스한 사랑과 용서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빛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우리가 알기 때문인 것입니다.

분명 그러한 진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속해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때로 예수님의 그 가르침과 모습을 따라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지금 당장의 이익과 나만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나도 모르게 세상에 휩쓸려 버리곤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준엄한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등불을 가져다가 됫박 아래나 침상 밑에 두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놓지 않느냐?

이 말씀은 등불을 숨겨 두어서는 그 역할을 다할 수 없는 것처럼 빛으로 다가오신 주님의 진리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환히 비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주님을 알지 못하는 많은 이들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관심조차 없는 이들에게까지 우리가 그 빛을 널리 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래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 신앙인들부터 그 사랑의 진리를, 그 겸손의 진리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가 남에게 달아 주면 달아 주는 만큼 우리 역시 받을 뿐만 아니라 분명 덤까지 얹어 받을 것입니다.
알고 있는데도 행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몰라서 행하지 못한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우리의 가슴안에 물질이나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그 열정과 사랑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도록 합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어 주도록 합시다.
바로 우리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 천주교 부산교구 토현성당 보좌 김병수 시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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