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사순시기 3 (십자가의 길)
오늘은 우리가 사순시기에 특별히 많이 행하고 있는 신심행사 중 십자가의 길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십자가의 길은 가톨릭 신심행사 중에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것 중의 하나인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신 후에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산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14가지의 중요한 사건을 성화로 혹은 조각으로 표현하여서 십자가와 함께 성당 양벽에 걸어 둔 곳을 하나하나 지나가면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를 말합니다. 이것은 초기 교회시대에 예루살렘을 순례하던 순례자들이 실제로 빌라도 관저에서 갈바리아 산까지의 거리를 걸으면서 기도드렸던 데서 유래합니다. 그런데 이 순례지가 15세기, 16세기에 유럽에서는 성지 모형의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각 처의 숫자와 기도의 구체적인 형태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러한 상태 속에서 이 십자가의 길은 특히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의해서 널리 전파되었는데, 1688년 교황 복자 인노첸시오 11세는 이 수도회의 모든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면서 경건하게 이 기도를 바치는 자에게는 전대사를 허락하였습니다.
그리고 1694년 교황 인노첸시오 12세는 이 특전을 확증했고, 1726년 교황 베네딕토 13세는 모든 신자들이 이 특전을 얻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1731년 교황 클레맨스 12세는 모든 교회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그 처의 숫자도 14처로 고정시켰습니다. 그리고 십자처에 그려진 그림들과 상들은 초기에는 각 처마다에 회상된 장면과 사건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적당한 상을 창작하기에 열을 올렸던 적이 있었고, 이러한 작품들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수난 사건들을 회고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으나 이것들은 신심의 본질적인 것은 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엄격히 말한다면 합당한 사제에 의한 축성된 나무 십자가가 각 처의 구성 요소가 될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이러한 상태로 발전되다가 19세기에 이르러 이 신심은 전세계에 퍼져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가장 좋은 기도로 특별히 사순절에 널리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도는 성당이나 그 밖의 공적인 기도장소에서 개별적으로 혹은 사제와 함께 단체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때 우리들은 보통 조건하에서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 따지면 십자가의 길 기도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예루살렘 성지에서 직접 그 길을 묵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역적 여건 때문에 실제로 성지를 순례할 수 없기 때문에 인노첸시오 11세는 1686년 프란치스코회에 자기들의 성당에 14처 건립권을 수여하고, 이후로 프란치스코 회원들이 자기 성당에 14처를 건립하였다면 십자가의 길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모든 대사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인가는 1694년 인노첸시오 12세에 의해서 재확인되었고, 1726년 베네딕도 13세에 의해서 모든 신자들에게까지 확장되게 됩니다. 현재는 신도들이 통회의 정신으로 십자가의 길을 했을 때 전대사를 얻을 수 있는데, 만약 십자가의 길을 완전히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각처마다 10년 대사를 부여한 대사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해성사나 영성체를 영하기 위하여 또는 미사를 참여하기 위하여 중단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함으로써 대사를 얻기 위한 합당한 조건은 먼저 십자가의 길을 하는 자는 은총 중에 있어야 하고, 주님의 수난에 대해서 묵상해야 하고, 1처에서부터 시작해서 순서대로 다음 처로 나아가야 하고, 중간에 중단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공동으로 참배할 경우에는 주도자만 일처에서 다음처로 전진하고 교우들은 경문을 읽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리고 14처 성상이 다른 곳에 옮겨지거나 파손되지 않는 한 십자가의 길에 부여된 대사를 얻을 수는 있지만, 만일 14처 성상 중에서 7개처가 다른 곳에 옮겨지거나 파손된 경우에는 대사를 얻을 수 없습니다.
또한 십자가의 길을 함으로써 이에 부여된 대사를 얻기 위해서는 한 처에서 다른 처로 옮겨가는 것과 우리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것이 필수조건입니다. 그러나 공동 참여 때는 주도자만이 옮겨가는 것만으로 족합니다. 그리고 각처에서 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것은 부여된 대사를 얻기에 꼭 필요한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따라서 각 처마다 다른 기도로 대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14처 설치에 대해서 살펴본다면, 현재 이 14처를 유효하게 설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추기경과 주교, 그리고 프란치스코 회원들인데, 추기경은 개인적인 소 성당에도 단순히 축복으로 설치할 수 있고, 주교들은 규정된 의식을 거행함으로써 설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소속 지역의 지방 장상도 이와 같은 권한을 지니는데, 위와 같은 장상들은 14처를 설립하기 위해 교회권을 인가해서 다른 사제를 대신 파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의 다른 사제들은 설치할 수 있는 권리허가를 얻어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4처 고상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십자가는 14처와 똑같은 대사의 효험이 있는데, 이것은 1773년 로마에서 시작되었고, 원래 성청에서는 프란치스코회에 병든 자, 항해자, 그리고 죄수들을 위해서 이 십자가를 축성할 허가를 주었던 것입니다. 현재 14처 성상이 합당하게 설치된 장소에 참여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하고,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20번 외어야 하고, 이 주기도문을 외울 때 14처 고상을 손에 들어야 하고, 주의 수난을 묵상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14처 고상으로 십자가의 길을 묵상할 때 14처와 같은 똑같은 대사의 효험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얻어지는 대사는 그 십자가 자체에서부터 발하여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주님 몸에서부터 그 은총이 발하여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