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사순시기 2 (성주간)
성주간이란 부활축일 전 한 주간을 말하는데, 성 7일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즉 주님수난성지주일부터 예수 부활 대축일 전야까지의 한 주간을 성주간이라고 합니다. 이 주간은 예수님께서 위대한 구원 사업을 이룩하는 때이고, 교회 전례의 정점을 이루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주간은 예수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참여하는 전례주년 중 가장 뜻 깊고, 거룩하고, 중요한 주간입니다.
이 기간 중에 이루어지는 전례의 특징은 회개와 은총의 시기인 사순시기의 의미를 부각시켜 주는데, 성지주일에 사제는 홍색제의를 입고 성지가지를 축성하여 신자들에게 나누어주고, "호산나"를 부르며 환영하는 예절을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전례 때에는 수난복음이 봉독되고, 성주간 월요일에는 예수님의 죽음(장례)를 예고하고(요한 12:1∼11) 화요일에는 예수께서 배신당하실 것과 베드로가 모른다고 하리라는 것을 예고하시며(요한 13:21∼33) 수요일에는 예수께서 파스까 축제를 지키시고 어떻게 죽으실지 예고하십니다.
성주간 중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을 행하신 성목요일,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돌아가신 성금요일, 그리고 예수님이 무덤에 묻혀 계시던 성토요일을 성삼일이라 하여 기념하고 있고, 이 성삼일은 성목요일 만찬미사로써 시작됩니다.
그러면 성삼일(파스카 3일 : 성목요일, 성금요일, 성토요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성목요일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랑의 계명'을 주시면서 유언을 남기셨고,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식사를 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심으로써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신 날입니다. 또 이 성체성사와 함께 사제직을 설정하시어 모든 이가 하느님의 은총을 받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성목요일에 성유 축성 미사와 주의 만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 성유 축성 미사는 예수님이 당신 사제직을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주셨음을 기념하는 미사로 성유의 축성, 사제서품 갱신식, 교구의 일치와 사제들의 성화를 구하는 기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만찬미사는 예수님께서 수난 하시기 전날 제자들과 나누신 마지막 저녁식사로써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내어 주시는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기념하는 미사입니다. 또한 새 계약이 맺어지고 "서로 사랑하라."(요한 13:34)는 새 계명이 선포되는 미사입니다. 이 날 예절에서는 대영광송을 장엄하게 노래하면서 오르간과 같은 악기와 종을 울린 후에 부활 성야 미사 전까지 오르간과 같은 악기와 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날 세족례가 있고, 영성체 후에는 성체를 감실에 모시지 않고 감실을 비워 둔 채 제대를 벗겨 놓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3일 동안 땅에 묻혀계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성금요일은 예수님이 걸으셨던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걸으면서, 하느님과 인류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위하여 십자가상의 희생 제물로 죽으시고, 죽음을 물리치기 위해 땅에 묻히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날은 교회가 미사를 드리지 않는 유일한 날로 다른 성사도 집행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성사가 그리스도의 행위이기 때문에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을 깊이 묵상하기 위함입니다. 이 날 예절은 수난 예식부터 시작해서 말씀의 전례, 장엄기도, 십자가 경배 예절을 하는데, 이날 예절은 오후 3시 경에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목상의 이유로 대부분 더 늦은 시간에 행하고 있습니다. 이 날 사제는 홍색 제의를 입고, 제단에는 십자가도 촛대도 제단보도 없는 상태에서 예절이 거행됩니다.
성토요일은 교회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날입니다. 이 날은 제대도 벗겨져 있고, 미사도 드리지 않고 부활성야로 이어집니다. 부활성야는 주께서 무덤을 여시고 영원한 승리를 이룩하신 날로서, 죄와 죽음으로부터 참 삶으로 건너가심(파스카)을 기억하는 밤입니다. 사순시기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성토요일 전례는 불의 행렬을 통해 세상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린다는 뜻의 빛의 예식부터 시작해서, 일곱 개의 독서와 일곱 개의 화답송을 노래하며 구원의 역사를 되새기는 말씀의 전례(7개의 독서), 그리고 이미 받은 성세성사를 새로이 하는 성세예식을 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성찬 예식을 함으로써 부활 전야 미사를 끝냅니다. 이 날 사제의 제의는 백색으로 바뀌어, 부활의 기쁨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성주간과 성삼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성주간을 지내며 생각해야 할 것은, 이 성주간이 교회 전례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이 성주간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고통을 같이 체험하며, 우리 신앙의 상태를 다시 재정비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기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사순시기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우리들은 깨어 기도하고, 다시 부활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도록 애써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