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종 (루카 12,39-48)

2012. 10. 24. 오전 7: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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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제1독서 에페소 3,2-12  복음 루카 12,39-48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이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꾼으로 부르셨다고 말한다. 그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이민족들에게 복음을 담대하게 전할 수 있었다(제1독서).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주인이 맡긴 일을 주인의 뜻에 따라 실천하는 사람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실행하지 않는 종은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것이다(복음).

오늘 복음은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에 관한 비유 말씀입니다. 집주인이 집을 비우는 동안 모든 살림을 집사에게 맡겼습니다. 집을 비웠다가 돌아온 주인은 맡겨진 일을 충실하고 슬기롭게 처리했는지 점검할 것입니다.
충실하고 현명한 집사는 주인이 보지 않아도 식구들을 잘 보살펴 줍니다. 주인이 돌아와서 그 모습을 보면 집사에 대한 신임이 그만큼 두터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충실하지 못한 집사는 집주인이 없다고 해서 자기 혼자만 흥청대며 먹고 마시느라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소홀히 합니다. 주인이 돌아오면 그 불충실한 집사를 그냥 둘 리 없을 것입니다. 맡은 일을 주인의 뜻대로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에 따라 상을 받거나 벌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일을 맡아 충실하게 책임을 완수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도 흐뭇하게 여기시고 본인도 행복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잇속을 채우면 주님의 뜻도 거스르게 되고 결국 본인도 기쁨을 느끼지 못합니다.
교회 안의 다양한 직책은 모두 주님께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뜻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명예만 생각하여 직분을 남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주님의 뜻을 헤아리지 않고 잘못 판단하여 교회를 곤경에 빠뜨리는 일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불충실하고 어리석은 집사의 처사입니다. 특별히 교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이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입니다. 높은 직책을 맡았다고 주님께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뜻을 헤아려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주님과 더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매를 맞는 것이 낫다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어린시절 기억입니다. 시골에는 ‘아이스께끼’ 장사가 있었습니다. 일주에 한두 번 고물 자전거를 타고 와서는 동네 어귀 느티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비료포대, 고무신발, 구리철사등 그야말로 돈 되는 고물은 무엇이든 받아 챙기고 어름을 재운 나무통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씩 내어 주었습니다. 비료포대하나도 귀했으니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온 동네 아이들이 모였지만 먹지 못한 채 구경만 할 때가 많았습니다.

저도 너무 먹고 싶었는데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참고 있다가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습니다. 1원짜리 동전 하나였습니다. 1원이면 아이스크림 두개입니다. 신이 나서 느티나무 아래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었습니다. 옆에 아이들이 부러운 듯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뒤쫓아 오신 어머니의 얼굴을 마주하며 놀랬습니다. 그 뒤는 상상에 맡깁니다. 저는 그날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아야 했습니다. 돈이 없었으니까요. 지금서 얘기하지만 전에는 작은집 울타리를 엮어놓은 구리철사를 풀어다가 엿을 사먹은 일도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하신다”(히브12,6)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유익하도록 훈육하시어 우리가 당신의 거룩함에 동참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히브12,10). 우리의 부모도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꾸짖음을 달게 받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루카12,47-48). 따라서 지금 매를 맞는 것이 다행입니다. 마지막 날 주님 앞에서 매를 맞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일꾼입니다. 일꾼은 관리인입니다. 그리고 관리인은 주인이 바라는 대로 해야 합니다. 따라서 충성스러움이 요구됩니다. 만약 일꾼이 주인의 것을 내 것 인양 남용하여 멋대로 쓴다면 주인은 더 이상 그에게 관리를 맡길 수가 없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것이며 그것을 관리하도록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시간과 능력, 재물 등 내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써야 합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 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루카12,48)고 하셨으니 누군가 나에게 요구한다면 많이 받은 줄로 생각하고 또 주님께서 많이 맡겨주셨다는 것을 감사하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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