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화요일 수호천사 기념일 - 마태 18,1-5.10
수호천사는 사람을 보호하고 변호하는 천사다.
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주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천사 한 분을 정해 주시어 그를 지키고 도와주게 하신다.
하느님의 사랑이다. 다음은 수호천사에 관한 성경의 표현들이다.
“그분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가 가는 모든 길을 지켜 주시리라”(시편 91〔90〕,11).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창세 48,16).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하느님의 명에 따라 사람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천사...
부모를 통하여 자식을 기르고스승을 통하여 학생을 교육시키듯이
마찬가지로 하느님은 각 사람들에게 날 때부터
수호천사 하나씩 정하여 주어
사람을 보호하게 하였다(마태 18:10).
또한 국가나 교회 같은 단체에도 수호천사를 준 것 같다.
(다니 10:21-12:1, 출애 23:20).
수호천사는 사람이 가는 길마다 지켜 주고(시편 91:11)
사람의 시중을 들어 주며(히브 1:14)
기도를 하느님께 전달해 준다(토비 12:12).
그러므로 각 사람은 마치
성조 야고보가 마지막으로 자손들에게 강복할 때
“모든 어려움에서 구해 준” (창세 48:16) 천사를 불렀듯이
수호 천사의 도움을 청하며,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도록 마음속으로 권고하는
그의 말을 듣고자 노력해야 한다.
교회에서는 10월 2일에 수호 천사를 기념하는 축일을 지내고 있다.
이는 일찍이 교황 글레멘스 19세가 규정한 것이다.
서울 영등포의 쪽방촌 골목 한가운데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3층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천사들이 사는 요셉 의원입니다. 이곳은 하루에 백 명이 넘는 노숙인, 행려자,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식처입니다.
요셉 의원은 ‘쪽방촌의 슈바이처’요 ‘노숙인들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고(故) 선우경식 선생이 1987년에 개원한 자선 진료소입니다. 처음에 이 병원은 아파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치료해 주고자 세워졌습니다. 1997년 외환 위기가 닥쳐 구조 조정과 파산, 실직과 신용 불량으로 많은 이들이 거리의 노숙인과 행려자로 전락하였습니다. 이때 요셉 의원은 노숙인들과 행려자들의 밥과 집, 심지어 일자리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요셉 의원은 자원봉사로 운영됩니다. 많은 의사들과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병든 노숙인들과 행려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줍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남루한 행색의 환자들과 노숙인들, 행려자들을 마치 자신의 몸을 닦듯이 정성스럽게 씻겨 줍니다. 천사란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영적 존재입니다. 요셉 의원에는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봉사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들이 바로 이 땅의 천사들입니다.
우리 사회는 노숙인들과 행려자들을 돌보기보다는 역이나 지하도에서 점점 쫓아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성당에 가고 싶어도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그들은 우리 마음속에서도 쫓겨난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작은 이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다가 노숙인들과 마주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들은 우리가 천사가 되어 살도록 하느님께서 바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사람들입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요즘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기가 팍팍한 세상,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단어가 있습니다. "친구"란 단어입니다.
진정한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다음과 같은 정의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란 당신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합니다"(E. 하버드).
"진실로 그대의 친구라면 그대가 곤궁할 때 도와주며, 그대가 서러울 때 울어줄 것이며, 그대가 깨어있을 때 잘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심중의 온갖 슬픔을 그대와 함께 나눌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충실한 친구를 구별해주는 확실한 표지입니다."
그런데 좋아하고 사랑하고 친구가 되는 일은 한번 마음먹는다고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함께 했던 오랜 시간들, 공통된 그 많은 추억들, 함께 겪은 고통들, 주고받은 마음의 상처와 불화들...그 모든 과정의 결과가 진실한 친구입니다.
더불어 진정한 친구 사이는 이해득실을 따지거나 손익계산을 위해 잔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는 사이입니다. 조건이 없습니다. 그저 아무런 이유 없이 만나면 좋은 것입니다.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갓 국어교사가 된 주인공이 교무실에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동료 여교사가 "무엇이 그리 좋아 웃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냥! 아이들 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요."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은 이런 명언(名言)을 던집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것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라고."
참된 친구 관계는 우리의 의지만으로 인력만으로 형성될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어쩔 수 없는 인연, 하느님께서 맺어준 인연 때문에 이루어지는 어쩔 수 없는 관계인 듯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수호천사"의 의미는 어떤 면에서 "진실한 친구"란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소리 없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존재가 바로 수호천사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진실한 친구, 우리의 영혼과 구원을 위한 도우미가 우리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삶으로 인한 우리의 부족함과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최악의 상황에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우리를 받쳐주고 있는 존재가 우리의 수호천사입니다.
우리의 오관이 무뎌져서 느끼지 못하지만 때로 우리의 슬픔과 고통을 반쯤 떼어 묵묵히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진정한 친구 중의 친구가 우리의 수호천사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살아야하는 삶이 영적인 삶이며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우리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를 갖은 위험에서 지켜주며, 우리의 선익을 위해 하느님께 전구하는 우리의 친구 수호천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오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