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다니는 길이
-이명한(李明漢, 1595-1645), 악학습령-
꿈에 다니는 길이 자취 곧 날작시면
님의 집 창 밖에 석로(石路)라도 닳으리라
꿈길이 자취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꿈길 밖에 길이 없어
밤마다 꿈길 따라 임을 찾아간다.
그토록 안타까운 그리움의 시간과
아득히 막막한 기다림의 공간에 자취가 남는다면,
창 밖 돌길도 다 닳았을 것이다.
하지만 꿈길은 자국이 없다.
돌길이 닳아 모래가 되도록 꿈길을 헤매 다녀도
임은 소식이 없다.
그리움의 강도에서 이 노래를 능가할 것은 없지 싶다.
아! 사랑은 괴롭다.
이옥봉의 한시에도
"만약 꿈속 넋이 자취 있다면,
문 앞 돌 길이 이미 모래 되었으리.
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已成砂"라 한 것이 있다.
시기로 보아 그녀의 한시가 앞설 듯 하다.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