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록 11
성모 마리아께서 맡고 계신 역할의 개요
다음은 구원 계획 안에 성모님께서 맡고 계시는 위대한 협조 역할에 대하여 가장 간결하게 설명해 놓은 글이다. 이 글은 아치에스 행사 때 단체 봉헌문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또 다른 경우에도 (첫째 단락을 제외시킨 후)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 기도문으로 사용해도 좋다.
저희의 모후, 저희의 어머니시여,
어머니가 지휘하시는 레지오의 깃발 앞에 잠시 머물렀을 때에는 너무나 짧은 사랑의 표현밖에는 드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욱 자유롭게 마음을 열어 놓고 어머니께 대한 저희들의 사랑을 더욱 충실히 고백하려 합니다.
저희는 어머니를 위하여 저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매우 크고 중요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모든 선의 근원이신 예수님을 저희에게 낳아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저희는 아직도 멸망한 세상의 암흑 속을 헤매고 있을 것이며, 이미 그 옛날에 내려진 죽음의 판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극도로 불행한 처지에서 저희를 구하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당신의 자비로운 구원 계획의 가장 고귀한 부분을 어머니에게 맡기셨습니다. 어머니는 구세주께 완전히 의탁하고 계시지만 주님의 협력자로 불리시고, 피조물로서는 가장 가까이에서 주님을 모시며, 주님께 없어서는 안 될 분이 되셨습니다.
어머니는 성삼께서 의도하신 바대로 영원으로부터 주님과 함께 계셨고, 주님의 운명을 함께 나누셨습니다. 어머니는 첫번째 예언에서 주님을 낳으실 여인으로 선포되셨고,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기도에 주님과 함께 참여하셨으며, 놀라운 방법으로 어머니를 구원한 ‘원죄 없으신 잉태’의 은총 안에서 주님과 하나가 되셨습니다. 또한 어머니는 천사의 아룀으로부터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지상 생애의 모든 신비 속에서 주님과 일치하셨고, 승천하신 후 주님과 더불어 영광을 누리고 계시며, 옥좌에 앉으신 주님 곁에 앉으시어 주님과 더불어 은총의 세계를 다스리고 계십니다.
모든 인류 가운데에 홀로 어머니만이 새로운 아담과 함께 원조들의 타락을 되돌려 놓을 새로운 하와가 되시기에 충분할 만큼 믿음과 정신이 맑고 굳건하십니다. 어머니의 기도는 이미 성령으로 충만하시어 예수님을 이 세상에 오시게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마음과 몸이 주님을 잉태하신 것입니다. 어머니는 당신의 젖으로 주님을 양육하시고, 사랑 가득한 어머니의 품속에서 튼튼하고 슬기롭게 자라도록 하셨습니다. 실제적으로 어머니는 어머니를 만드신 주님을 길러내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예정된 희생의 시간이 다가오자, 어머니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당신의 사명을 끝마치고 갈바리아 언덕의 십자가 위에서 희생 제물이 되도록 바치시며, 주님과 함께 주님처럼 많은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주님과 함께 세상을 떠나기를 소원하셨으나, 어린 교회를 돌보기 위해 남으셔야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구원 사업을 완성하는 일에 시종일관 주님의 떼어놓을 수 없는 협조자였던 어머니는 오늘날에도 그리스도 교회의 질서 안에서 지난날에 못지않게 주님과 함께 계시며 주님께 필요한 분이십니다. 오히려 어머니의 모성은 주님의 죽으심으로 인해 구원된 모든 이를 받아들이시고자 그 폭이 더욱 넓어졌습니다. 어머니는 주님을 양육하신 것처럼 인류를 양육하십니다. 그것은 저희 모두가 주님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영혼은 마침내 어머니께서 그들을 영원한 생명으로 낳아 주실 때까지 어머니의 참을성 있는 돌보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원 사업의 완성을 위해 당신 계획의 모든 부분에 어머니가 일일이 관여하기를 바라셨으므로, 따라서 어머니는 마땅히 저희의 기도 안에 포함되셔야 할 분이십니다. 저희는 어머니가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믿음과 사랑과 봉사로써 보답하고자 힘쓰겠습니다.
이처럼 저희가 어머니께 지고 있는 빚이 많지만 그 빚을 갚으려는 저희의 마음이, 이미 말씀드린 대로, 기쁨으로 가득 차 있으므로, 이제 저희는 정성을 다하여 “저의 모후, 저의 어머니시여, 저는 오직 당신의 것이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옵나이다.”라고 되풀이해서 말씀드리는 것밖에 달리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