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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월기 신부가 질의응답 시간에 소공동체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9월 26~29일 경기 의왕 아론의 집에서 열린 제10차 소공동체 전국 모임은 도입 20주년(2012년)을 앞둔 소공동체가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자리였다. 모임 중 참가자들이 가장 열띤 반응을 보인 질의응답 시간의 주요 내용과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주제 강연, 그리고 소공동체 모임이 활발한 본당 사례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몇몇 신자들은 "이미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고 있는데 소공동체 모임까지 하기는 부담스럽다"며 소공동체 모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에 사제들은 "소공동체와 단체(레지오 마리애)는 성격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소공동체를 단체 활동의 하나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강신모(의정부교구 사목국장) 신부는 "소공동체는 교회를 이루는 바탕이지만 단체는 특별한 목적과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이 활동하는 모임"이라며 "예를 들면 단체는 선교나 환경정화 활동이 목적일 수 있지만, 소공동체는 그런 특정 목적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신부는 "소공동체 리더(반장) 역할은 모든 구성원들을 환대하고 그들 목소리를 들어주면서 모두가 한 식구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소공동체 목표는 모든 반원이 '나도 구성원 중 하나'라는 의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윤(제주교구 정난주본당 주임) 신부는 "소공동체가 가정이라면 단체는 특별 활동"이라며 "소공동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삶 자체'인 데 반해 단체 활동은 선택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홍 신부는 "신자가 성경을 읽고 이웃과 말씀을 나누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소공동체를 기본으로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단체 활동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난주본당은 소공동체 모임을 함께 하는 구역원들이 같은 쁘레시디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레지오 마리애 재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김현준(춘천교구 미원본당 주임) 신부는 "소공동체가 학교수업이라면 단체는 과외"라는 말로 차이점을 설명했고, 정월기(서울대교구 창5동본당 주임) 신부는 "소공동체는 삶의 현장을 떠나 활동해서는 안된다"면서 "같은 구역에 사는 아픈 어르신이나 냉담교우를 찾아보고 돌보는 것이 소공동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영선(광주대교구 노안본당 주임) 신부는 "레지오 마리애는 뿌리를 내린 지 50년이 지났지만 소공동체 모임은 아직 20년밖에 되지 않아 신자들이 레지오 마리애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라며 "어느 한 가지 활동을 강요하기보다는 신자들이 원하는 활동을 하게 해주는 한편 소공동체 특성을 설명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소공동체는 성찬적 삶의 현장ㆍ복음적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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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례의 역동성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에게 삶의 리듬이 된다. 성체성사는 교회를 이루는, 교회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고통, 불의, 분열, 죄와 같은 현실을 외면하고 성당에서 조용히 형식적 성찬례만 거행한다면 그것은 '삶'이 빠진 아름다운 예절로 끝날 수밖에 없다.
성찬은 우리가 믿고 거행하며 살아야 할 신비이고, 믿음과 거행, 삶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덩어리로 뭉쳐져 있는 구원의 사건이다. 성찬례를 통해 믿는 것을 거행하고 거행하는 것을 살도록 초대받는 것이다.
성찬례에서 우리가 믿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랑이다. 예수님이 수난과 죽음의 길을 가신 것은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끝까지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기 위해 고난의 길을 가셨다.
성찬을 통해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 몸의 연장이 된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웃과 한 형제로 만나 커뮤니온(Communion, 함께하기ㆍ같이 나눔)이 이뤄진다. 소공동체 모임에서 만나 일치와 화합을 이루는 것도 성찬례의 커뮤니온과 다르지 않다.
성찬례와 소공동체는 '말씀의 나눔'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성찬례에서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말씀의 양식을 취하고, 소공동체에서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하느님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또 성찬례에서는 말씀을 듣고 사제 강론을 통해 복음을 오늘날 이야기로 현재화하지만 소공동체에서는 하느님 말씀의 열매와 알맹이들을 주워 담고 생활 속에서 겪은 체험들을 나누면서 '그리스도 삶'과 '우리 삶' 이야기를 하나로 모아 하나의 아름다운 성찬의 자수를 짜나간다.
성찬례가 성찬의 식탁을 통해 그리스도의 생명을 나누는 자리라면 소공동체는 그 생명을 지속적으로 살아 있게 하는 못자리이자 성찬적 삶의 현장이다.
소공동체는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와 만나고, 구성원들과 친교와 일치를 통해 그리스도의 생명을 더욱 키우고 성장하게 하는 복음적 일터다. 우리는 소공동체 안에서 형제들과 사귀고 나누고 함께 활동하면서 그리스도 생명의 맥박을 느끼고 사랑을 체험하며 더 성장해 나간다.
말씀을 나누며 예수님 이야기를 되풀이할 때 우리에게 생명의 말씀이 스며들어온다. 신자들 스스로 다양한 말씀과 해석을 나누는 소공동체는 성찬례에서의 말씀이 강생하는 현장이 될 수 있다.
성찬례 강론에서 사제가 제시해준 것들을 소공동체에서 삶을 통해 되새김질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소공동체는 성찬적 삶의 현장이며,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 일치하는 복음의 현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