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우리는 좌석이 아니었던 것이다.
모두 6명이나 되는데,
휴가철이라 단 한 자리도 예약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시작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는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비록 우리를 위한 자리는 없었지만
밤새-기차시간은 저녁 10였다-우리는 메뚜기마냥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비워준 자리를 잘도 찾아 앉았다.
준비해온 포도주까지 홀짝홀짝 마시며
조금씩 기분도 내고...
그렇게 시간은 가고 우리는 기차 안에서 다음 날을 맞았다.
7월 22일 새벽 2시,
우리는 드디어 기차를 갈아 탈 증산역에 도착했다.
내릴 때까지 우리가 기차 안에서 서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좌석아닌 좌석이었던 셈이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꼬마열차를 발견,
우동 한 그릇 먹을 여유가 없음을 한탄하며 뛰었다.
급히 탄 열차...참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옛날 드라마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오래 전에 탔던 수인선 협궤열차를 떠오르게 했지만
마주보고 있는 좌석 사이의 공간이 그 두배는 되는 듯한 것이 달랐다.
퀴퀴한 냄새가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그 열차에도 화장실이 있었는데,
여느 화장실과는 다리 미닫이 문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서였는지 띄엄띄엄 밝혀진 전등...
침침한 분위기가 느껴지자 수경이가 한 마디 했다.
"우리 어디 끌려가는 거 같다.."
한 30분 정도 가니까 승무원 아저씨가 오시더니
차비를 계산해 주셨다.
한 사람이 내야하는 이 꼬마열차의 차삯이 얼마로 생각되는지...?
모두 놀랐다.
비싸서가 아니었다. 너무나 싸서.
차삯은 1인당 350원인 것이다.
세상에...버스보다 싸네.
한 30분가량 더 가서 기차는 정선역임을,
정선역이 종착역임을 알렸다.
슬슬 피곤함이 몰렸오던 우리는
그 기차에서 한숨 자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이내 차 안의 전등은 모두 꺼지고,
기관사도 모두 내렸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나와야만 했다.
내려서 둘러 본 주위는 온통 어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벽 3시면 나도 잘 시간이었다.
빙 둘러있는 산들이
덮칠듯한 기세로 내려다 보는 것이 갑작스레 두려워진 우리는
얼른 역사 안으로 뛰어 들었다.
역사 안...
긴 의자가 여남은 개 놓여있었고,
여행자로 보이는 두어 명의 사람이 길게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한숨이 절실한 우리도 어디선가 잠시 눈을 붙이리라 생각하며
다음의 행선지를 물었을 때
우리는 또 한번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