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것이다"(이사 43.1)

2014. 3. 6. 오전 6: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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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것이다"(이사 43.1)

 

 

사실 저는 신부님이 되고자 하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어릴 적 세례를 받고 주일학교도 나름 열심히 다녔지만, 신부님이 무엇 하는 사람이고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성당에 가면 있는 신부님은 하늘에서 '뿅' 하고 나타나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와서 주일학교 선생님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였을 뿐, 하느님 생각이나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몇 년이 지나자 서서히 싫증을 느끼며 성당에 나오기 싫어졌습니다. 하지만 청년성서모임 연수를 다녀온 후, 저는 그제야 비로소 하느님께서 항상 저와 함께 계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느낀 하느님을, 그분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랑을 무작정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결국 1년의 준비 끝에 신학교에 합격했고, 입학 피정을 들어갔습니다. 하루는 기도하러 가려다 무심코 성경을 폈는데, 이사야서 43장 1절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가슴이 한없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저는 이제야 겨우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려는데, 하느님께서는 이미 저를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는 태초부터, 한처음 세상 창조 때부터 하느님 당신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7년이 지나 서품 준비를 하면서 저의 이런 묵상을 듣고 신학교 교수님께서 창조주 하느님 이라는 성화를 서품 상본으로 추천해주셨습니다. 이 성화는 1250년경 프랑스 채색 필사본 표지에 있는 것으로, 컴퍼스를 들고 원을 그리며 세상을 질서 지우시는 건축적 이미지의 창조주 하느님을 나타냅니다. 세상 창조는 하느님의 완전성과 지성에서 창조된 것으로, 하느님의 뜻과 사랑이 반영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의정부교구 교우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먼 길을 돌아 이제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번 수품 피정 지도 신부님께서 선물로 받은 삶이기에 감사하고 봉헌해야 한다고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이렇게 보잘 것 없고 부족한 저 하나 신부되기까지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앞으로 온전히 제 모든 것을 하느님과 이웃들에게 봉헌하는 삶으로 성실히 살아가겠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나인구 스테파노 신부, 정발산 성당(2014년 새 사제 서품 성구·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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