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돈! 돈!
'이 세상의 모든 권력은 돈으로부터 나온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
지금 가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돈! 돈! 돈!
부정하고 싶고 강력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돈 때문에 울고, 돈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고, 돈 때문에
가정이 흩어지고 있는데, 돈을 찾아서 돈을 쫓아서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우상이 지배하는 세상의 한 복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이 듭니다.
사람들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의 사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짜리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얼마짜리 집에서 살고, 얼마짜리 옷과
가방을 지니며 살아가는 지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참 진리와 행복을 찾아 누리는 이들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생각은 제게 큰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진리와 행복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의에 반드시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참 진리와 행복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것들에 대해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차용의 개념으로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땅·집·자동차와 같은 것들은
잠시 우리가 빌렸을 뿐 결국 모두 놔둬야할 것들, 지나가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언젠가는 다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다시 말해 우리들은 잠시 빌린 사람들이고 우리가 사는 동안 잠시 빌려주신
분은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될 때, 이 우상의 시대에서 우리들은 보다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여러분은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 버리고, 새 인간을 입은
사람입니다.
새 인간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지식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에는 그리스인도, 유다인도, 할례 받은 이도 할례 받지 않은 이도,
야만인도, 스키티아인도, 종도, 자유인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콜로 3:1, 9~11).
우상숭배의 시대에 맞서서 당당하게 참 진리를 외칠 수 있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진정한 용기와 믿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님께 그 믿음과 용기를 청하며 이 우상의 시대에 우리 모두 참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배존희 스테파노 신부(이주사목위원회 의정부 Exodus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