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에...
루카 복음 13장은 '바로 그때에' 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어떤 사람들이 잔인하기로 이름난 빌라도 총독이 성전에 제물을 봉헌하려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서 그 제물이 그들의 피로 물들게한 비극을
'바로 그때에' 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예수님께서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말씀하시고 시대의 징표를
알아보라고 가르치고 계셨던 때입니다.
첫째독서는 모세가 떨기나무의 불길을 보며 부르심을 접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떨기에 불이 붙었는데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는 그런 불길입니다.
사도행전의 7장 23절 스테파노의 설교에서 모세는 마흔살에 이집트의
왕실에서 도망가서 낯선 땅에서 목동이 되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잊혀진 존재로 사십년을 살다가 여든 살에(탈출기 7,7)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파라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오랜 세월을 마치 별다른 의미없이 생계유지만 하던 그가 엄청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이 지른 불을 체험한 것이지요.
풍요와 문명의 이집트 땅에 오히려 억압과 고통으로 점철된 노예생활이
있었습니다.
갈릴래아에서 변을 당한 사람들도 예루살렘의 실로암 탑의 붕괴로 참사를 당한
사람들도 죄인이라 그렇게 된 것이 아님을 예수님께서 분명히 밝혀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신 것이 아닙니다.
풍요한 땅이든 척박한 땅이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것을 살지 않으면
그 자체로 비참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하느님이 필요 없다고 여기거나 내가 서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투덜거린다면
회개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서도 지금 불행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한시적인
유보일 뿐입니다.(루카13,6-9)
우리가 마치 열매를 못맺는 무화과나무처럼 지내면, 주님은 둘레를파고 거름을
주십니다.
똑같은 영적양식과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시게 하십니다.(1코린 10,3-4) 하지만
열매를 맺는 것은 우리의 몫이고 그렇게 불길처럼 회개를 할 때는 지금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생명력없는 땅에서 그것을 호화로운 것으로 착각하며 사실상의
광야에서 죽어 널브러질 것입니다.(1코린 10,5)
오늘 화답송 후렴대로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십니다.
"나는 있는 나다."라고 절재적 존재이심을 알려주시면서 저희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시간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우리를 이끄십니다.
두려운 마음을 버리고 내 내면의 파라오에게 당당히 맞서고 싶습니다.
-주님의 향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