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이삭:의료봉사의 맛을 알게 해준 전진상의원

2023. 5. 2. 오전 4: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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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이삭:의료봉사의 맛을 알게 해준 전진상의원



지난 성목요일에 금경축을 맞으신 김중호 신부님은 서울의대 선배이자 사제로서 

저를 지금까지 봉사할 수 있게끔 이끌어 주신 분입니다. 

가톨릭학생회(CaSA) 지도신부님으로 학생회(CaSA)가 난곡에서 주말 진료를 하고, 

학생회(CaSA) 출신 의사들이 전진상의원에서 봉사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국제가톨릭형제회(AFI) 회원들이 운영하는 전진상의원은 시흥2동 달동네에서 김중호 

신부님께서 1975년에 시작하셨는데, 저는 의사가 된 1977년에 그곳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전문의가 되어 군의관으로 입대하기 전,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께 5년 동안의 봉사에 

대한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전진상의원에서는 매년 2월 초 봉사자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어주셨는데, 미사를 

집전해 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강론을 통해 봉사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군대 전역 직후 1985년 5월 한림대 부속 강남성심병원에서 교수직을 시작하면서 

퇴근길에 인사차 전진상의원에 들렀습니다. 

국제가톨릭형제회 회원들이 반갑게 맞아주면서 “다시 봉사할 거죠?”라고 묻기에 

얼떨결에 “예.”라고 약속하고 말았습니다. 

수요일 저녁 퇴근길에 신경외과 환자들을 보았는데, 가정의학과를 전공한 원장님이 

초진 환자를 보시고 시간 맞춰 오게 했습니다. 

신경외과 진료가 자리를 잡아가자, 심장내과를 비롯해 정신과, 비뇨기과, 피부과, 

영상의학과 등 전문 진료가 필요해져 저는 병원 동료와 대학 선·후배 교수들을 

전진상의원 봉사로 이끌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강남성심병원에서 수술받도록 해, 국제가톨릭형제회 회원들은 

‘강남성심병원이 전진상의원의 부속병원이 된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제게 

‘의사 낚는 어부’라는 싫지 않은 별명까지 지어 주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 중 이00이라는 24세(1993년 당시) 환자가 있습니다. 

그 환자는 어릴 때 뇌종양 진단 후 방사선 치료를 받은 과거력이 있었는데, 시력 상실 

상태로 간질 발작이 심해져 내원했습니다. 

시티(CT) 촬영에서 심한 뇌부종을 동반한 주먹 크기의 종양이 원인으로 밝혀져 수술로 

완치시킨 일은 아직도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난한 달동네에 들어와 기댈 곳 없는 환자들을 돌보는 전진상의원 국제가톨릭형제회 

회원들은 제가 진료소에 도착하면 환한 미소와 맛있는 음식으로 저를 맞이해 주셨고, 

함께 저녁을 먹는 동안 재밌는 유머로 병원에서 쌓였던 피로를 한순간에 

녹여내었습니다, 

이들 덕분에 저는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되어 오늘날까지 의료봉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년 전진상의원 잔치 때마다 우리 봉사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해 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따뜻한 격려의 말씀은 저를 지금까지 꾸준한 의료봉사자로 남게 

해주셨습니다. 또한 학창시절부터 저를 봉사로 이끄신 김중호 신부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영초 가시미로 요셉의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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