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기도와 그 작용:예수님은 문이시다
기도에 전력하는 순결하고 침착한 영혼은 대낮의 태양처럼 하느님의 영을
자기 안에 소유한다.
성령께서는 영혼에게 가장 작은 결점이나 불완전함까지 특별한 노력이나
성찰 없이도 깨닫게 해 주심으로써 영혼을 정화시킨다.
성령께서는 영혼이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은총의 길과 하느님의 뜻을
알게 해주심으로써 영혼을 비추신다.
성령께서는 영혼에게 하느님의 가장 열렬하고 가장 신비롭고 가장 숨겨진,
하느님의 사랑과 순결한 영혼과의 특별한 친교를 보여 주심으로써
영혼을 하느님과 결합하게 하신다.
예수님은 문이시다.
그분과 같아지고 그분이 가신 길을 따름으로써 우리는 아버지와의 완전한
결합에로 들어가게 된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변화되기 전에 먼저 예수님 안에서 변화되어야 한다.
이 수동적 기도(관상기도)의 비밀을 하느님께서는 작은 자와 겸손한 마음을
가진 자들에게만 열어 보이신다.
똑똑하고 영리하다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을
파악할 수도 믿을 수도 없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이 비밀을
감추어 두신다.
이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들어서는 안된다.
그들의 가르침은 영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러나 겸손한 영혼이 한번 하느님에 대한 체험을 했다면 그는 견고히 머물러 있고,
하느님의 힘과 은총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산만하지 않은 진정한 기도는 하느님께서 영혼에게 부어주신 것이다.
마카리오 교부는 이 길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영혼은 하느님 앞에서 기도하는 데에, 그리고 그분을 사랑하는 데에 완전히
몰두해야 한다.
그러나 영혼은 공상하거나 분심하여서는 안되며 오히려 그는 그리스도께 모두를
기대하면서 속 마음을 다 드러내 보여야 한다.
그리하면 그분은 영혼에게 진실한 기도를 가르쳐 주신다.
그 기도는 영적이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순수한 기도이다.
이것이 바로 영적이고 참되게 하느님을 흠숭하는 기도이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보이시어 나로 하여금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경건하고
평화로이 침묵 속에서 드리는 이 기도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하게 해 주셨다.
그리하여 나는 오랫동안 이렇게 조용히 기도하였다.
그리고 영혼의 다른 부분은, 침착한 가운데 어떠한 방해도 없이 하느님께 집착해
있었다.
그것은 보통 때보다도 아주 다른 상태였다.
어느 때보다 더 그윽한 평화와 고요를 맛보았고 모든 것이 다른 때보다
더 본질적이고 안전하였다.
또한 나는 하느님께서 영혼의 바탕에 부어 주신 빛과 애정과 평화와 사랑,
그 모든 것이 기만적인 본성의 위험들과 악마의 유혹과 피조물의 잡음 앞에서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친히 영혼의 바탕에 놓아 주셨으므로 감각의 온갖 유혹에
지배받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동안 영혼 안에서 그분이 활동을 계속하실 수 있도록
순결하고 완전하게 머물러 있다.
영혼의 바탕은 인간 스스로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거룩하고
신비로운 거주지이다.
여기서 하느님은 당신의 본질과 완전하심, 신비와 진리를 계시하시며, 당신 뜻대로
수많은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신다는 것을 나는 아주 확실히 알고 있다.
당신 얼굴의 한 줄기 광채는 그분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깨닫게 해 주신다.
“하느님, 우리에게…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 주소서. 우리가 당장 살아나리이다”
(시편 79:4).
영혼의 깊숙한 궁방에서 영혼이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는 것은 큰 은총이다.
그래서 성인들은 하느님을 발견하고 하느님을 신비롭게 즐길 수 있는 영혼의 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만일 누가 영혼의 깊숙한 궁방으로 인도되면, 그는 본성의 활동을 은총의 활동과,
그리고 일반적인 은총을 특별한 은총과 구별지을 수 있는 큰 빛을 얻게 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영혼 안으로 들어가신다면 영혼은 완전히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기 위하여 모든 자신의 활동을 중지함으로써 그분의 은총에 응답하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부어 주신 빛 안에서 보는 진리들은 우리가 단지 묵상을 통해 알게 되는
것보다 그의 마음에 더욱 열렬하고 힘찬 감명을 준다.
영혼은 이제 모든 것을 아주 다르게 깨닫고 또 그가 이전에는 많은 나약함으로
진보할 수 없었던 본성과 애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영혼과 친교를 누리는 궁방의 문을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나
열고 있지 않다.
겸손과 신뢰심을 가지고 자주 그곳으로 가 문을 두드리자!
그분께서 열어 주시지 않는다면 평화롭고 기쁜 마음으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우리가 그 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면 인내심을 갖자!
-하느님 안에 숨은 생활 제3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