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사랑의 나눔
매월 두 번째 주일에는 본당에서 진귀한 풍경이 벌어집니다.
신자 분들 각자 미사를 드리러 오시면서 한 손에 콩 한 봉지,
쌀 한 주먹, 식용유 한 통, 설탕 한 봉지 등 조금 씩 집에서
가져와서 미사 때 봉헌합니다.
가정 방문이나 환자 방문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결코 생활 사정이 넉넉지 않을 텐데,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가진 것을 더 가난한 이들과 나누고자 이러한 나눔을 실천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매월 둘째 주일을 '자선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본당 신자들의 나눔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도대체 이러한 나눔의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라는 것입니다.
마치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누어 먹듯이, 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는 마음은 분명 사랑하는 마음,
자비로운 마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 없는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저희 신자들은 하루하루 주어지는 삶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도우심을 충분히 느끼고, 그것에 감사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하느님의 사랑과 감사가 각 자의 마음에 가득 차 있기에,
그 사랑이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흘러넘쳐 이웃에게까지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가장 큰 계명들을 저희에게 알려
주십니다.
이 두 가지 계명은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게 될 때,
자연스럽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의 삶을 가득히 채우게 되고,
그 사랑이 흘러넘쳐 나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전해 받은 우리의 이웃들은 다시 한 번
그 나눔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고, 더더욱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고자 하시는 무한한 사랑의 나눔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며,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우리 마음에
가득히 채우고, 우리가 받은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흘러넘치는 사랑을 나 자신과 우리의
이웃들에게 나눈다면, 그것이 바로 하느님 계명에 따라 살아가는
신앙인의 삶입니다.
저는 또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달 두 번째 주일을 기다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봉헌 시간 때 하느님의 사랑을 양손에 가득히 들고 나오는
예수님의 사랑받는 아들, 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쁨 가득한 표정으로 그 사랑을 나누어 받고 돌아갈 또 다른
하느님의 자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과테말라 신자들처럼,
하느님 안에 머물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의 삶을 가득히 채우고
나눌 수 있는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김현진 토마스데아퀴노 신부 (해외선교(과테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