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도
기도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 성경의 해박한 지식과 영성이 풍부한
내용으로 유창하게 아나운서처럼 기도를 진행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왠지 모르게 기도에 끌려들지 않는 거부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분명 그 사람의 유창한 언어 구상은 나무랄 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분심에 빠져듭니다.
반면 어느 날 한 모임에서 소박하게 차려입은 자매가 꾸밈없이
간단명료하게 기도로 진행을 하는데 그분의 또렷한 목소리에 빨려들어
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배움이 부족해서 유창한 진행은 아니었지만 꾸밈없이
"당신께 이 시간을 의지하려 하오니 축복해주시고 원만히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하는 모습에 마음이 끌려드는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삼 기도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 되도록 있는 그대로
마음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과 기도에 대한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마음이 열려지면 그 자체가 충실한 기도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합니다.
하느님과 만남을 주체하는 것이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유창하게 소리 내어 마법과 같이 이끌어 줄 때 그 사람에게
기도의 능력자라고 말을 합니다.
그런대 마법과 같은 기도가 하느님을 조종할 수 있겠는지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형식에 얽매이고 마음이 열려지지 않은 꾸밈이 있다면 결코 아버지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연습을 하거나 요가 같은 것으로 기도를
증진시키고자 노력을 하는데 그리스도 신자라면 이런 유혹에 빠져들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기도는 마음을 다해 아버지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선 우리 마음을 읽으시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성스럽게 거룩한 모습으로 긋는 십자가 안에서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는 순간이 될 뿐만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이 우리 안에
강림하시게 되며 우리가 하는 일들이 당신의 영광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며 이끌어 주십니다.
그래서 기도는 꾸밈없는 마음이 열려져야 하는 것입니다.
신심행위를 하면서 숫자에 연연한다면 진정한 기도일까요?
물론 정한 것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9일 기도가 10일 기도로
마무리 된다고 하느님께서 따지지 않습니다.
그 기도 자체에서 얼마나 마음을 담아 기도를 드렸는가 하는 정성을
엿 보실 것입니다.
바쁘면 바쁜 데로 행동을 하되 무엇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지,
삶의 순간에도 자신 안에 하느님을 머물게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할 일을 하지 못한 체 종일 성당의 문을 들락거린다고 해서
의무를 다 했다고 할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삶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