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리코로 가시자 수많은 환영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한 사람 있었으니 자캐오입니다.
그는 제국의 세금을 거두는 앞잡이였고,
동족에게 욕먹고 사는 사람이었으며, 외톨이였습니다.
친구는 없지만 돈이 친구였고, 돈이 뭐든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은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욕을 해도
돈이 아쉬워지면 자기를 찾아와서 굽실거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깊은 양심 속에는 허전함이 있습니다.
‘나 같은 인간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예수님의 제자 중에도 세리가 있다고 하고,
예수님은 죄인에게도 잘해 주신다는 데 과연 그럴까?’
그는 예수님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거리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키가 작아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앞질러 달려가서 돌 무화과나무 위에서 예수님을 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비웃고 수군거리지만 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너무나 만나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정작 그를 만나기를 원하시는 분은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그토록 찾아 헤매시던 ‘잃어버린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소중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자캐오였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십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자캐오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내 이름을 알고 나를 부르신다.’
그분이 내 이름을 부르신다는 것은 나를 안다는 뜻입니다.
‘나는 네가 얼마나 약한 줄 알고, 너의 과거를 알고, 너의 그 마음을 안다.
네가 왜 나무에 올라가야 했는지를 안다.’
세상 사람들은 몰라 줘도 예수님은 내 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세상은 나를 미워하는데 예수님은 나와 친하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이 까먹은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그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여러분, 대통령을 잘 안다고 자랑하지 마십시오. 그분은 여러분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잘 안다고 자랑하셔도 됩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나를 잘 아시고,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나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분이 그분 이십니다.
예수님에게 여러분은 반드시 만나야 할 그 사람입니다.
오늘 수많은 군중이 예수님 주변에 있었지만 인생을 바꾼 사람은 단 한명,
자캐오였습니다.
그는 돈만 믿으며 살아온 인생을 청산하고 구원을 선택했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을 눈치 챘으니까요.
-태진석 요한 신부(대구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