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버린다는 것
살아오던 삶의 방식들을 송두리째 바꾸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큰 병에 걸려 죽음의 위협 앞에 선 사람들입니다.
도저히 끊을 수 없을 것 같던 술과 담배를 한순간에 끊어버리기도 하고,
기존 인간관계를 단칼에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놓을 수 없다던 일들도 다 내려놓고 산속으로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경고를 받기 전까지는 실행하기에 너무도 어려웠던 일들을
한순간에 선택하고 실행합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의 자세로 '자신을 버릴 것'을 요구하십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과 가치관, 심지어 인간관계까지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후에는 그 전에는 지키지 않던 하느님의 법을 지키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태도들을
닮기 위해서 이전에 살았던 삶의 습관들은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비합리적인 것 같은, 심지어는 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까지도 받아들이고 살아가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받아들인 이들을 성경에서는 "의인"이라고 부르고,
목숨까지 바친 이들을 우리는 "순교자"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들의 생명이 그렇게 죽음으로 끝나버리지 않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살리시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해주신다는 것이 우리가 가진
믿음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성모님의 승천을 통해서 우리에게 미리
그 희망을 보여주셨습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 변화된 이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그것을 느끼기 전에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영원한 삶을 희망하며 예수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려야 하고, 그것은 내가 살아온 세속적인 삶의
태도들을 버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논리나 가치보다 하느님의 가르침과 영적인 가치들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두가치가 충돌할 때, 하느님의 가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에서는 불이익을 가져오고, 심지어는 나의 생명을
위협할지라도 말입니다.
이 시대에도 순교는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교묘하게 요구되고 있어서, 판단하고 선택하기 더 어렵기도
합니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더 큰 갈망과 지혜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신앙의
선조들께 전구를 청하며 기도해야하겠습니다.
-이진원 십자가의바오로 신부(교하 협력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