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 길에서 의미를 품고 있습니까?
사람은 은연중에 한 번씩 삶을 두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합니다.
'내가 제대로 누릴 것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시간이나 돈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가?'
그런데 심리학자요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이란 사람은 삶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야만 내가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은 삶을 두고 다가오는
상황들에 대해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삶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란, 예를 들면 멋진 광경을
보고 감동을 느낄 때,
'너는 아름다움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일입니다.
또 고통 받는 누군가가 내 삶 속에 들어오면,
'너는 진정 연민으로 함께할 능력이 있는가?'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번쯤 그냥 '너는 참으로 기뻐할 일들을 누리도록 자신에게
허락하는가?'라고 물어볼 때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신앙의 삶이 내게 질문을 던지게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너는 신앙의 삶을 선택하고서 참으로 네가 하고 싶었던 것을
지금 하고 있는가?'
혹은 '신앙의 삶은 너에게 과연 무엇을 요구하는가?'라고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 따르면 그 질문에 대해 신앙은 나에게
'십자가를 지기를 바란다.'고 할 겁니다.
그처럼 신앙은 내가 진정 얻고 싶은 마음과 삶을 위해
'끊임없이 십자가를 지고 있는가?'라고 묻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십자가는 내 삶에 하느님의 것을 채우기 위해 여타의 다른 것을
포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릇된 욕심과 집착들, 그리고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과 습관들을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처럼 십자가는 포기하고 버리는 아픔이 있기에 때로 무겁고 고통스러운
것이 됩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희생을 치르지 않고 쉽게 얻은 것은 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아픔과 고통을 치른 후에 그 대가로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맛본 체험이 있을 겁니다.
그러기에 신앙의 삶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무엇을 포기하고 버렸는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내가 신앙으로 원했던 모습과 삶을 이루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희망을 지닌 채 계속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자신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주며 신앙의 가치와 의미를 마음에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선택한 신앙의 삶에서 무엇을 원하고, 그걸 얻기 위해 무엇을
버렸는지 잊어버린다면 이 길에서 자신에게 의미와 희망도, 기쁨과 행복도
줄 수 없게 될지 모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내가 선택한 이 신앙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버리고 포기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다시금
가슴에 새겨 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도희찬 대건안드레아 신부(대구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