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앞에 선 인간의 자세, 겸손

2016. 9. 5. 오전 5: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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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 선 인간의 자세, 겸손

 

 

가진 재산이 많을수록 아는 지식이 많을수록 높은 사람 대우를 받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낮은 사람 대우를 받기도 하지요. 높은 사람으로 대우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재산도 늘리고 지식도 넓혀서, 높은 사람으로 대우 받고자 애씁니다. 재산이든 지식이든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던 때, 겸손이야말로 소유보다 더 가치 있다는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이 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던 때, 도대체 알아듣기 힘든 말로 강의하신 교수 신부님입니다. 그분 수업은 2시간 내내 강의록을 읽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를 이런저런 신학이론들로 설명하셨는데, 저는 그 내용을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매주 수업마다 주어진 2시간 안에 주제에 대한 결론을 내셨기에, 2시간 수업 마칠 즈음 저는 결론이라도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런데 수업 마지막에 내린 결론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도 잘 모르겠다."라는 게 결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거면 아예 얘기를 꺼내지 말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 결론이 큰 울림으로 마음에 남았습니다. 하느님의 신비에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한 끝에 그 진리앞에서 겸손되이 모르겠다는 고백은 결코 무의미한 실패의 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이 주님께 드려야 하는 최선의 자세였습니다. 오늘 복음에는 윗자리를 고르려고 아웅다웅 소리 없는 눈치 싸움을 하던 이들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셨을까요? 그들을 바라보던 예수님의 시선은 어땠을까요? 더 높은 곳에 오르려 많은 것을 가지려 애쓰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높은 곳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낮아지는 겸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우리가 다 안다고 생각한 순간 하나도 알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이 교만하게 자신의 알량한 지식을 뽐낼 때, 특히 그렇습니다.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지 못하는 반면, 자신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어도 무엇을 모르는지는 압니다. 무한한 하느님 진리와 유한한 인간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겸손한 사람만큼 하느님 진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셔서 작은 이를 통해 진리를 알려주신 예수님 앞에, 우리는 얼마나 겸손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까? -이종경 비오 신부(신앙교육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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