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돌아가서

2015. 1. 24. 오전 6: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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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새로운 목표를 세우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미래에 대한 구상에 앞서 처음으로 돌아가 보는 일도 소중한 일일 것 같습니다. 가령 독서를 할 때 새로운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읽고 감동받았던 책을 다시한번 읽어 보는 일도 의미가 있듯이 말입니다. 저는 제 신앙이 무미건조하게 관습적으로 된다고 느끼면 첫영성체의 눈물을 기억합니다. 첫 페이지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북받쳐옵니다. 온전하게 주님을 알거나 성령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뛰고 환희가 가슴 안에서 솟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 인생의 모든 얼룩을 지우고 새 기쁨 안으로 들어서는 기분은 참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각오와 결의가 온몸에서 뜨거워졌습니다. '무엇이든지 와라. 내가 변했다. 내 안에는 누구도 범치 못할 성령이 있다.' 그런 마음의 힘까지 일어났습니다. 단연 으뜸은 기쁨과 행복감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제 불행이나 잘못되어 가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남의 탓으로 돌리던 것에서 나의 탓으로 돌리고 용서를 비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세례를 받는 순간 제 기도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저를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였습니다. 본래의 제가 아니었기에 눈물이 온몸을 적셨지요. '예수라는 이름이 뭐 폭풍 이름이냐? 풀잎 이름이냐? 뭐 바윗덩이 이름이냐?' 하고 빈정거리는 정신의 건달에게 그래요. 저 같은 혼의 노숙자에게 어떻게 주님이 손잡아 주셨을까요?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도 감동이 컸습니다. 특석이 아니라 모든 군중과 함께 서 계시는 3등석에서 걸어오시는 장면이야말로 '쿵!' 하고 가슴을 내려치는 것 같았으며, 저 자신을 한량없이 낮추어야만 하는 신앙의 큰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도 없는 사람' 이라는 요한의 증언은 오만으로 빳빳한 허리를 굽히게 하였습니다. 그렇게는 될 수 없다 해도, 속썩이고 문제 발생만이라도 안하는 주님의 딸이 될 수 있기를 새해에도 간곡히 기도합니다. 저도 주님 마음에 드는 딸이고 싶은데, 내 생애 단 한 번이라도 그 말씀을 듣고 싶은데, 특석만을 노리고 3등석은 당연히 남의 자리라고 생각하는 불충을 벗을 때 가능한 일일까요?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저는 최초의 약속을 잊고서 감사보다는 구하는 것이 많아졌고 불평이 도를 넘습니다. 저를 낮추어야 주님과 눈이 마주칠 수 있다는 기본 성경 가르침마저도 저는 모른척하려 듭니다. 아닙니다. 처음엔 담벼락에도 주님이 계시리라 곡진히 엎드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떨리는 손으로 성호를 긋던 그때의 설렘으로 돌아가 봅니다. 다시 옷깃을 여미는 새해 순간순간, 세례를 받는 영혼이게 하소서. -신달자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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