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 됩시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이란 말은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공적으로 세상에 나타내 보이셨다는
뜻입니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동방 박사들에게 자신을 '나타내어 보여줌'으로써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곁에 오셨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드러내셨던
것입니다.
주님 공현은 예수 성탄의 신비가 더욱 확대되어 드러난 것입니다.
교회 역사에서도 두 축일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3세기경에 서방교회에서는 12월25일을 '태양신 탄생 축제'로 지내던 이교 풍습에
대항하여 진정한 빛은 그리스도라는 뜻에서 이날에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였습니다.
반면에 이집트와 아라비아와 같은 동방 지역의 신자들은 1월6일에 예수님의 성탄과
공현을 함께 기념하였습니다.
동지가 지나 낮의 길이가 확실하게 길어진 때에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빛이시고,
그 빛이 세상에 드러났다는 것을 경축하였던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방에서 지내던 주님 탄생과 공현 축일이 서방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자 서방에서는 둘을 구분하여 경축하였습니다.
곧 12월 25일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고, 1월6일은 동방 박사들이 세상에
탄생하신 구세주를 경배하기 위해 베들레헴에 온 것을 기념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황금, 유향, 몰약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황금'은 왕에게 바치는 예물로, 예수님이 진정한 왕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제사 때 사용되는 향료인 '유향'은 기도의 상징으로, 유향을 드리는 것은 예수님이
참 하느님이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몰약'은 시신에 바르는 방부제로, 예수님이 참 인간이시라는 표시이자 그분 수난을
예고하는 상징입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별의 인도로 찾아낸 예수님을 뵙고 크게 기뻐하면서 최대의
정성으로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고자 먼 길을 떠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뜻을 이룬 사람들입니다.
또한 동방박사들은 유다인이 아닌 이방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유다 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들, 곧 만백성의 구세주이심을, 우리 모두의
구세주이심을 뜻합니다.
우리도 동방방사들처럼 구세주를 찾아 나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단지 입으로만이 아니라 내 삶 전체에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 모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분을 진정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집니다.
그분께 온전히 의탁함으로써 물질과 명예에 대한 욕심,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새해를 맞아 교우 여러분과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올 한 해 주님을 내 안에 모시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면서 사랑을 실천합시다.
우리 모두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써 주님을 세상에 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염수정 추기경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