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복음에서 천사는 마리아에게 주님께서 찾아오실 것을 전하면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한 '두려워 말라'는 말씀을 성경에서 자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희 하느님이니 겁내지 마라."
(이사야 41),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주 너희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스바니야 3)
우리는 살아가면서 갖가지 두려움을 체험합니다. 어릴때는 귀신이 제일 두렵습니다.
어릴 적 온 가족이 흑백 TV 앞에 모여 '전설의 고향'을 보았습니다.
TV를 보는 내내 어른들은 웃으시는데, 어린 저는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엄마 아빠 틈에 앉아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내 다리 내놔'하며 쫓아오는 귀신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귀신을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됩니다.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고 돈이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귀신을 두려워하던 그 시절이 그립기까지 합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또 다른 두려움이 다가옵니다.
사제생활을 하면서 하느님 나라로 향하시는 분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생의 마지막이 가까이 온 분들은 죽음만이 두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죽음 이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어느 누구도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계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오늘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말씀을 건네십니다.
"두려워 말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주님께서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우리를 혼자 버려 두시지 않고 찾아오셔서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두려움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우리 곁에 계시고자 우리와
똑같은 한계를 지닌 자가 되신 것이 바로 성탄의 신비입니다.
대림 4주를 보내면서, '예'라는 응답으로 주님을 맞이한 성모님과 같이,
우리도 두려움 속에 있는 나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온 마음으로 영접해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두려움 가운데에 있는 우리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을 건네실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신중호 베드로 신부(청학 협력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