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8일 (백)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이 나자렛의 성가정을 본받고자 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각 가정이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을 북돋우는 가운데, 가족 간의 사랑이
넘치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사랑의 학교'가 되기를
노력해야겠습니다.
특별히 위기와 시련을 겪고 있는 가정들에 대한 주님의 특별한 보살핌을
기도합시다.
독서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한다.>
집회 3,2-6.12-14<또는 창세 15,1-6; 21,1-3>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
콜로 3,12-21<또는 히브 11,8.11-12.17-19>
복음 <아기는 자라면서 지혜가 충만해졌다.>
루카 2,22-40<또는 2,22.39-40>
자녀가 부모를 공경해야 하는 것은 주님의 뜻이다.
부모를 공경하고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새 삶은 서로 참아 주고 용서해 주는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며 율법에서 명한 대로 제물을
바친다.
부모를 따라 나자렛으로 돌아가신 아기 예수님은 자라면서 지혜가 충만해지셨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으셨다(복음).
*오늘의 세계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문제들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온다고 합니다.
붕괴된 가정, 사랑 없는 가정에서부터 희망 없는 황폐한 사회, 믿음 없는 관계,
앞날에 대한 약속이 사라진 세상이 자라납니다.
그러나 세상의 문제를 치유하고 해결하는 희망 또한 가정에 있습니다.
가정을 지켜 주고 복원하고 정화하려는 노력 없이 오직 사회적 차원의 해법으로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은 환상입니다.
희망과 믿음과 약속은 오직 '아기'에게서 오기 때문입니다.
성탄 팔일 축제의 한가운데에 있는 성가정 축일에 우리는 세상의 구원이 시작되는
가정의 신비를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이 신비의 중심에는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님이 계십니다.
이 아기 예수님에게서 새로운 시작이 허락됩니다.
독일 태생의 미국의 철학자 아렌트는 20세기의 유명한 철학서 가운데 하나인
『인간의 조건』에서, 환원 불가능한 지난날의 잘못된 일의 결과에 신음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는 인간에게 진정한 희망의 근거는 다름 아니라
'탄생성'이라고 합니다.
'태어나는 존재'로서 인간은 시작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고, 이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원초적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희망을 통해 미래는 단지 예측 불가능한 어두움의 영역이 아니라 '약속'의
자리가 됩니다.
아렌트는 이러한 사실을 우리가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깊이 체험한다고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기적은 새로운 인간의 탄생과 새로운 시작, 곧 인간이 탄생함으로써 할 수 있는
행위이다.
이 능력의 완전한 경험만이 인간사에 희망과 믿음을 부여할 수 있다. (중략)
이 세계에서 믿음을 가질 수 있고 이 세계를 위한 희망을 가져도 된다는 사실에
대한 가장 웅장하면서도 간결한 표현을 우리는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나셨도다.'
라고 하는 성탄의 기쁜 소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가정이 '아기 예수님'을 그 중심에 두고 믿음과 희망의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간구해 봅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