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 조재형

2007. 9. 29. 오전 12:07:44

글자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 조재형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요즘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시 한편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느낌을 담담하게 적고 있습니다. 가을에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습니다. 가을에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농부는 풍성하게 익어가는 가을의 들녘을 바라보며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으로 따듯함을 느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업이 성공했을 때, 적금을 탈 때, 아이들의 성적이 올랐을 때, 승진을 했을 때 여러 가지 기쁨의 순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가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시 몇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꾸중 / 정호승

엄마를 따라 산길을 가다가
무심코 솔잎을 한 움큼 뽑아 길에 뿌렸다.

그러자 엄마가 갑자기 화난 목소리로
호승아 하고 나를 부르더니
내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니는 누가 니 머리카락을 갑자기 뽑으면 안 아프겠나
말은 못 하지만 이 소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노
앞으로는 이런 어린나무들도 니 몸 아끼듯이 해라

예, 알았심더
나는 난생 처음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눈물이 글썽했다.”


다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이정하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가을이 오면 / 김용택

나는 꽃입니다.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 방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 날려 버려요.
그래도 나는 하나도 잃은 것이 없습니다.
가을이 되면 너 많은 열매로 태어날 테니까요.


두메꽃 / 최민순신부님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가을 시골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저를 향해 손을 흔드는 코스모스들이 저를 시인의 마음으로 초대하는 것 같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시 한편을 읽는 여유가 있었으면 합니다.

 
2005-10-08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글...<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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