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같이 가 묻고 왔습니다.
오래 서러워 몇 끼니를 굶고
뒤란에 숨어서 울다 몇 번을 들켰습니다.
저 아이의 슬픔이 아름답지 않다면 주여
이 세상 그 무엇이 아름답겠습니까
지하철 내 옆자리에 앉은 소년과 소녀
친구인가 오누이인가 서로 얼굴 쳐다보며
얘기꽃이 피었습니다. 킥킥 웃기도 하면서
수화로 나누는 향기 가득한 말
두 아이의 손짓이 아름답지 않다면 주여
이 세상 그 무엇이 아름답겠습니까
꼼지락거리는 작은 손과 발
인큐베이터 속에서 눈 가늘게 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 2.8kg의 몸
저 아기의 눈동자가 아름답지 않다면 주여
이 세상 그 무엇이 아름답겠습니까
시장 한복판을 손으로 기어가는 행상인
노래는 구슬픈데 뭐 하나 팔리지 않고...
돈을 담는 통 위에 놓은 것은 사탕 하나
'불쌍하다'는 말이 가득히 담겨 있는
어린아이의 저 얼굴이 아름답지 않다면 주여
이 세상 그 무엇이 아름답겠습니까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고
아이들과 함께
주님도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시인 이 승 하(프란치스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