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새벽엔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숨을 쉬는 것 마저 잠시 죽이며
몸을 두고 귀만 살며시
창문에 기대어 보니
비 소리 와는 다르게
가늘게 울려 퍼지며 소복소복거리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사는 것 또한 그렇겠지요
나의 욕심을 조금만 접어두고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제서야, 실처럼 가느다란
인생의 줄에 매달린
내가 짐작하지 못했던 다른 사람의 슬픔이
깊게 느껴질테지요
누구라도
나의 슬픔이 가장 크기 마련이랍니다
하지만 어차피 세상을 산다는 건
내 손위에서 작은 입김의 열기에도
몸을 가늘게 떨며 사라지는 눈발처럼
그렇게 조용히 숨을 거두는 거랍니다
살아있는 동안
다른 사람의 아픔에 귀를 조금만 기울여 보세요
글: 김종원 詩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