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합의성의 원리/ 김선필 / 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 연구원

2021. 6. 2. 오후 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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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합의성의 원리 / 김선필 / 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 연구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시는 ‘공동합의성’의 원리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함께 모여 고민하되, 지도자가 결정한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교회 구성원들이 진지하게 토의하고, 그 토의 내용을 바탕으로 성직자가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때 성직자의 권위는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받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여기엔 성직자가 개인적인 판단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전제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성직자는 교회 공동체의 대표로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기에, 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결정을 내리는 성직자의 책임은 너무나 막중합니다. 교회 구성원들은 그 책임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음을 모아 성직자에게 협조합니다. 


이것이 공동합의성의 선순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은 함께 모여 교회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성직자는 그 고민을 바탕으로 교회의 이름으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의 무게를 잘 알고 있는 구성원들은 성직자에게 협조하고, 또 함께 모여 고민하고....그렇게 하느님 나라를 향해 함께 걷는 여정..


물론 현실은 이상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 ‘함께 모여’ 자체가 안 될 수도 있고, 성직자가 교회의 대표가 아닌 개인적인 성향으로 결정을 내릴 수도, 평신도가 성직자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공동합의성’을 강조하시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모자란 것도 많지만,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인 것 같기도 하고요. 


“프란치스코 성인은 교리를 강요하는 설전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느님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릅니다”(1요한 4,16)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는 형제적 사회라는 꿈을 불러일으켜 많은 열매를 맺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프란치스코, 「모든 형제들」 4항)


오늘따라 교황님의 말씀이 와닿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내 기준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대신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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