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누구일까요?
1. 대기업 사장 2. 대통령 3. 본당 신부 4. 우울증 환자
답은 4번입니다.
그렇다면 우울증 환자가 왜 바쁠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안하고 꼼짝 않고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머릿속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하루 종일 우울하고 안 좋은 생각들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어서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은 우울증 환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울증은 아니더라도
걱정에 치여서 우울증 환자가 되기 직전인 분들이 늘어나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먼저 상담 사례 하나 말씀드리지요.
아들(49)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아들이 원래부터 술과 담배를 좋아했고 마땅한 직장이 없었는데,
그래도 작년까지는 일을 좀 했습니다.
근데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그래서 이제 일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
같이 살고 있지도 않아서 항시 걱정이 되고, 결혼도 하지 않아 자기 혼자 살고 있는데,
내가 가끔 생활비를 주긴 하지만 아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우리 아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나이 오십이 다 되도록 자기 부모 마음고생시키는 자식도 문제려니와
이제 노인네가 다 된 아들을 아직도 애처럼 돌보려고 하는 이 자매님도 문제,
문제 엄마와 문제 아들의 문제입니다.
어쨌건 이 어머니는 걱정 불안이란 것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寢不安食不安’이란 말이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이 많으면 잠자리도 편치 않고, 먹는 것도 편치 않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일컬어 ‘불안증’이라고 하는데,
이분들을 보고 걱정도 팔자라고 빈정대기도 하지만,
본인 자신은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불안. 걱정이란 무엇인가?
무엇인가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 올 것 같아서
마음이 초긴장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불안은 우리가 흔하게 경험하는 느낌이며,
미리 위험을 감지하기 위한 하나의 비상 신호 같은 특별한 정서입니다.
‘심리적 경보 장치’입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 장치란 것이지요.
그런데 도둑을 막기 위해 설치한 비상경보 장치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식구들이 모두 노이로제에 걸릴 것입니다.
이것을 일컬어 ‘불안장애’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걱정과 불안이 닥쳐왔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그런 마음을 털어놓을 곳을 만들어놓는 것입니다.
걱정거리는 혼자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으면 그냥 사라지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증폭되어 사람의 마음을 휘두르는 것이
걱정, 불안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미주알고주알 온갖 걱정거리를 다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한참 수다 떨다 보면 내적인 불안이 적당히 환기되고,
심리적 균형을 되찾게 되기 때문에
친구야말로 걱정 해소에 절대적 필요 존재,
위기 중재자, 보약 중의 보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더 간단합니다.
걱정은 언제 많이 일어날까요?
바쁠 때? 아니면 한가할 때? 한가할 때입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걱정할 게 없겠다 하지만,
바로 그때부터 무슨 간식거리처럼 걱정들이 슬슬 올라옵니다.
따라서 걱정이 커질수록 더 바쁘게 일하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처음 이야기한 어머니의 경우,
걱정한다고 아들의 문제가 해결될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걱정하는 어머니의 건강이 상할 위험이 큽니다.
이런 때에는 아들 걱정은 뒷전에 놓아두고 아주 바쁘게 일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걱정을 많이 하는 분들은 대개 움직임이 적습니다.
움직이면 더 큰일날까봐 그러는지 걱정을 뭉개고 앉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쁘게 일하는 것이 어떻게 걱정을 몰아내는데 도움이 되는가?
사람은 구조적으로 두 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감정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할 수는 없고, 한쪽 감정이 다른 감정을 몰아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들일수록 바쁘게 일하면
음울한 기운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신랑이
몇 개월 만에 주례를 섰던 신부를 찾아와서 하소연하기를,
자기 부인을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아카시아 줄기를 뜯어서 이파리를 하나하나 세면서
남편이 자기를 사랑한다, 안 한다 하는 것이 애교스럽고 귀여워서 결혼하였는데,
결혼하고 난 후 조금만 기분이 안 좋으면 매일같이 아카시아 나뭇잎을 떼면서
사랑한다, 안 한다고 이파리 점을 봐서 기분이 섬뜩한 것은 둘째고,
집안이 지저분해서 심란한데다
부인이 우울증 기운도 있어서 걱정이다, 어찌할까요? 물었습니다.
본당 신부 아주 간단히 대답하길,
“이파리 떨어진 거 다 주워서 버리라 그래. 그럼 병이 낫는다.”
관상 수도원을 처음 가 보신 분들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수도원을 보면서
수녀들은 한가롭고 평화롭고 여유 있게 살겠구나 생각들 하십니다.
그러나 수도원의 하루는 정말 빡세고 빡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래서 수녀원을 무슨 놀이터로 생각하고 들어갔던 처녀들이
관절염에 걸려서 나오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노동이 신경질환을 낫게 해주고, 잡념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도원 규칙을 제정한 베네딕또 성인은
'Ora et Labora' '수도자들은 기도하고 노동하는 사람들‘이라 하였고,
그보다 훨씬 더 이전 BC 5C 그리스 의사들조차도
신경증 환자에게 작업 요법을 처방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세 번째, 내가 걱정하는 일의 거의 대부분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을 ‘평균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연세가 많아지시다 보니 적적하셔서 말동무를 구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천당 주민 중 구변이 가장 좋은 사람을 말동무로 해드렸는데,
어느 날은 기분이 우울해지셨다가 그 다음날은 활짝 좋아지셔서 좀 미심쩍긴 했지만
하느님이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으셔서 그냥 두고 보는데,
천당 재정담당인 마르따 성녀가 와서 보고하기를
말동무가 생긴 이래로 하느님께서 자꾸 돈을 달라고 하셔서
천당 재정이 점점 더 안 좋아져 간다는 것입니다.
이에 베드로 사도가 하느님과 독대 면접하면서 여쭈어보니,
하느님 이르시길 “새로 생긴 말동무가 어떤 날은 하늘이 무너질지 모른다 하고,
어떤 날은 천당 온난화 현상 때문에 농사를 망칠 거라고 하는 등
천당의 앞날에 안 좋은 이야기를 해서 뒤숭숭하게 해놓고는,
다음날은 보험을 들면 든든하다 하여서
하늘 보험, 온난화 보험 등 보험을 있는 대로 들었더니
정말 마음이 든든하다.”
베드로 사도가 뒷조사를 해보니 그 말동무가 생전에 보험왕이었다는 야그.
경제 전문가들은 ‘보험이란 재난에 대비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을 일에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립니다.
그리고 보험 회사 자체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의 거의 대부분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평균의 법칙’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심리학자 리처드 칼슨은
사람은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있다 하였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벌어지는 커다란 재난에는 용감하게 맞서면서
아주 사소한 것들, 목덜미에 난 종기 같은 것에는 굴복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걱정하는 습관이 사람을 삼킨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면 득을 볼 사람은
보험 회사와 점집 밖에 없습니다.
철학자 디즈레일리는 말하길, “인생은 사소한 일에 신경 쓰기엔 너무 짧다.” 하였습니다.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으실 때에는
우선 걱정거리의 목록을 만드셔서
내가 지금 걱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을 확인해 보시고,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계산해본 다음
걱정들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