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신명기 30,15-20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놓는다. 내가 오늘 내리는 너희 주 하느님의 명령을 순종하며 너희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가 지시하신 길을 걸으며 그의 계명과 규정과 법령을 지키면 너희는 복되게 살며 번성할 것이다. 너희가 들어가 차지하려는 땅에서 너희 주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복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너희 마음이 변하여 순종하지 아니하면, 하느님께 추방당하여 다른 신들 앞에 엎드려 그것들을 섬기게 될 것이다. 오늘 나는 너희에게 일러 둔다. 그리 되면 너희는 반드시 망하리라. 너희가 이제 요르단 강을 건너가 차지하려는 땅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그것은 너희 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요 그의 말씀을 듣고 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주님께서 너희 선조,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주겠다고 맹세하신 땅에 자리잡고 오래 잘 사는 길이다."
복음 루가 9,22-25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거나 망해 버린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잭 멜리라는 한 신문기자가 소말리아의 비극을 취재하다가 겪은 체험담이라고 합니다.
기자 일행이 수도 모가디슈에 있을 때는 기근이 심했습니다. 기자는 한 마을에 들어갔더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기자는 한 작은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소년은 온몸이 벌레 물려 있었고, 영양실조에 걸려 배가 불룩했습니다. 머리카락은 빨갛게 변해 있었으며, 피부는 백 살쯤 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마침 일행 중의 한 사진기자가 과일을 하나 갖고 있어서 소년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너무 허약해서 그것을 들고 있을 힘조차 없었습니다. 기자는 그것을 반으로 잘라 소년에게 주었습니다. 소년은 그것을 받아들고 고맙다는 눈짓을 하더니 마을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기자 일행이 소년의 뒤를 따라갔지만, 소년은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소년이 마을에 들어갔을 때, 이미 죽은 것처럼 보이는 한 작은 아이가 땅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 소년의 동생이었습니다. 형은 과일을 한 입 베어서는 그것을 씹어 동생의 입 안에 넣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동생의 턱을 잡고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동생이 씹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기자 일행은 그 소년이 자기 동생을 위해 보름 동안이나 그렇게 해 온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 뒤 결국 소년은 영양실조로 죽었지만, 소년의 동생은 끝내 살아남았습니다.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은 다음과 같은 자막으로 시작됩니다. 플라톤이 한 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전쟁은 죽은 자에게서 끝난다.’
위의 글은 배우 김혜자씨가 구호활동 중에 경험한 일들을 엮은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 나오는 글입니다. 사실 이 세상 곳곳에는 전쟁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나라 역시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요. ‘휴전선’이라는 명칭에서 보여주듯이, 남과 북은 전쟁의 연장선 가운데 있습니다. 그런데 전쟁으로 얻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문득 초등학교 때 친구와의 싸움이 떠올려집니다. 왜 싸웠는지 그 이유조차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싸움 이후 저와 이 친구와의 관계는 급속도로 멀어졌습니다. 우선 싸움에 졌던 저로써는 그 친구와 만나는 것조차도 부끄러웠고요, 이러한 제가 부담이 되었는지 그 친구도 저를 만나는 것을 피했었지요. 결국 너무나 친했었던 우리 둘의 관계는 가장 먼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승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승리를 한다고 해서 과연 얻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결국은 모두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모두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기를 버린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세속적인 이익과 자기만을 위한 이기심 등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싸움이나 전쟁에서 보여주듯이 승리를 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더 잃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즉, 바로 우리 개개인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는 것, 이것이 바로 나를 위한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이라 하십니다.
지금 나는 과연 주님을 잘 따르고 있나요? 혹시 나의 자존심과 나의 이기심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하나의 전쟁을 치룰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제는 자신의 십자가를 질 때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기는 겁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싸우지 맙시다.
나는 알 수 없습니다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주님을 향한 내게 기대 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하느님은 왜 내 곁에 머무시는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주님을 향한 조그마한 것도 실천하지 못함을 아시면 서도 하느님은 왜 나와 함께 하시는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살며 주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란 내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하느님은 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삶 가득히 욕창의 냄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질퍽한 흙구덩속 지렁이 같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광야 한 사막의 모래알 같은 내게 어이하여, 이 볼품없는 질그릇을 어찌하라고 세상의 소금이라 하십니까. 어이하여, 이 악역한 마음을 어찌하라고 세상의 빛이라 하십니까. 어이하여, 이 목석 같은 감동도 감격도 감정도 없는 마음에 성령의 감동과 감화를 주시옵니까.
오, 이 다 깨진 질그릇에 무엇을 기다리시고 오늘도 소망을 주시옵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