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지났다고 하지만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겨울철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들 하시기 바랍니다. 이 강론을 사실은 지난 주에 겨울 신앙학교를 준비하면서 했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저희는 지난 주에 저희 3대리구 안의 4지역(성주·고령) 겨울 신앙학교를 연합해서 했습니다. Lectio Divina(거룩한 독서)를 통해서 했습니다. 잘 될까? 아이들이 잘 따라올까? 하고 걱정이 없지는 않았지만 성령께 의탁하기로 하였습니다. 성공적이었다, 아니면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였다에 관해서는 하느님께 맡겨드려야 할 하느님의 영역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심을 믿고 우리는 하느님의 충실한 도구가 되면 충분하지 않겠냐라고 생각하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훨씬 자유로웠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좋은 시간들이 되었고 참 새롭고 신선한 충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천성이 내향적인 저로선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끼여 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쉴만하면 다른 누군가가 찾아오는 일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어떤 반응을 보이시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 같으면 “이 웬수 덩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일행도 무척 바쁘셨습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맣아서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었으니까요. 파견되어 돌아온 제자들, 그들은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여왔습니다. 자신들이 행하고 가르친 것들을 모두 보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제 좀 조용한 곳으로 가서 쉬고 좀 먹자’고 요청하십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따로 외딴 곳으로 찾아 떠나십니다.
그런데 일이 벌어집니다. 사람들이 예수님 일행의 행적을 보았고 각 마을에서 나와서 어떤 이는 뛰고 어떤 이는 빠른 걸음으로 그곳으로 달려가 먼저 당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자 그 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식사하실 겨를 조차 없어서 몹시 시장하셨을텐데… 그리고 좀 쉬고 싶으실만큼 몹시 지치셨을텐데… 이 군중들을 보고 측은히 여기시어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측은한 마음, 여러분들도 느껴보신 적이 많으시지요? 짠~하고 가슴 저 깊은 곳에서 파르르 떨려오면서 슬퍼지는 마음 말입니다. 온 몸이 저미는 마음 말입니다. 이 측은한 마음은 오장육부가 다 끊어질 듯한 그런 마음입니다. 얼마나, 참으로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그런 측은한 마음이 다 드실까요? 도대체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이게 바로 하느님 사랑의 방식입니다. 그리고 다시 말씀으로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이 가르침에 의해 사람들은 모입니다. 말씀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예수님의 몸이신, 만지기망 해도 구원받고 낫게 되는 몸이신 그 빵이 공동체를 먹여 살립니다.
바로 이분이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십니다. 어떠십니까? 우리 인간에 대해 이런 한없는 사랑을 지니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지 않으신가요?
* 대구교구 다산성당 신종호(베네딕도)주임 신부
Re:측은지심(/2/5)
2005. 2. 5. 오후 5: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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