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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맘때 사랑하는 저의 외할머니가 선종하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던 분입니다.
무엇보다 깊은 신앙으로 저에게 큰 모범이 된
외할머니에 대한 생각이 지금도 끊이지 않습니다.
임종을 지킬 때 할머니가 마지막 숨을
고요히 내쉬던 순간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빈소에서 허전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회상하던 것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보다 더 깊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묘지에
외할머니를 안장하던 날의 풍경과 느낌입니다.
경기도 파주였는데, 아직 늦겨울이었지만
그날은 마치 봄날처럼 따스했습니다.
하늘도 아주 맑고 드높았습니다.
그리고 슬픔보다는 주님에 대한 감사함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품에 할머니가 안긴다는 사실이 너무나
‘확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믿음을 그처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듯이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고왔던 할머니의 삶이,
고생도 많았지만 하느님께 충실했던 그 삶이
주님의 자비 안에 온전히 받아들여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가 주님 곁에서 누릴 평화와 행복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나누어 준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본당 신부로 부임한 뒤로는 죽음을 앞둔 이들에 대한
병자성사나 교우들의 빈소를 방문해 연도를 바치는 일,
장례 미사를 봉헌하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한 기회에 주님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온 분들이
조용히 주님께로 떠나며 슬픔 속에서도 표현하기
어려운 평화를 누리고 있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주님의 오롯한 자비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 이어지는 성경 구절에서는
‘자비는 심판을 이긴다.’고 말합니다(야고 1,13 참조).
참으로 예수님을 주님이시라고 고백하며 충실히 살아온 사람에게
죽음은 심판을 이기는 주님의 자비를 만나는 자리일 것이며,
그 자비를 우리 또한 이 땅의 순례의 여정에서도 체험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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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구원자 예수 너의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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