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경건하게 읽는 전통은 초기 그리스도교 이전에 이미 유대 전통 안에 있었다. 고대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매우 중요하였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모세의 율법서 안에 그분께서 손수 살아 계시며 실제적으로 현존하신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공적인 전례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주 읽고 온 마음으로 경청하였다. 구약의 느헤미야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각기 저희의 성읍에서 살고 있다가 칠월이 되자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여 와서 선비 에즈라에게 청하였다... 사제 에즈라는 그 법전을 가지고 회중 앞에 나타났다... 선비 에즈라는 특별히 만든 나무 단 위에 올라가 섰고... 에즈라는 백성들이 알아듣고 깨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법전을 읽으며 풀이하여 주었다”(느헤 8,1-8). 이렇게 유대인들은 천상적 양식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인 율법 안에서 생활하였으며, 그 율법은 그들을 양육하고 보호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자주 회당에 모여 랍비의 성서 말씀에 대한 독서와 해설을 귀 기울여 경청하였다.
특별히 사해 근처에 있었던 꿈란 공동체에서는 각 구성원들에게 계약의 내용과 정신에 따라 충실히 살도록 하느님의 말씀인 율법을 꾸준히 읽고 묵상하도록 요구하였으며, 나아가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인 토라(Torah)를 필사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하느님의 말씀을 필사하는 것은 특별히 중세 베네딕도 수도원들 안에서 계속 이어 졌으며, 오늘 날에는 많은 본당들에서 이러한 말씀에 대한 필사를 함으로써 말씀에 더 친근하게 접근하고 있다.
아무튼 유대인들은 언제나 성서의 말씀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들은 성서를 매우 중요시 여겼으며 겸손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실천하였다. 그들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존경으로 성서 말씀을 성구 갑에 넣고 그것을 머리에 매고 다니거나 아니면 옷단에 말씀을 넣어 다니기도 하였다. 또한 회당이나 모임에서는 하느님의 말씀이 장엄하게 선포되었으며 동시에 모든 이들은 온갖 정성을 다해서 그 말씀에 귀 기울였다.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지극한 공경과 겸손을 자신들의 삶 안에서 직접 간접으로 드러내었다. 이렇게 유대인들은 그들의 역사 안에서 시공을 초월해 언제나 하느님 말씀에 대한 독서와 묵상을 자신들의 신앙의 삶의 본질적인 차원으로 이해하였다.
(허 가브리엘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