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독의 대상 (2)

2007. 1. 27. 오전 12:19:51

글자

3) 수도승들
한편 수도생활 안에서도 성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수도생활의 창시자인 파코미오와 그의 제자들은 수도승 생활 안에서 언제나 성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파코미오 성인은 수도원에 입회하려는 지원자들에게 수도원 생활을 배우기 이전에 먼저 며칠 문간에 머물면서 주의 기도와 시편을 배우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글을 모르는 입회자에게는 어떤 사람을 위임해서 글을 배우게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것은 성서를 읽고 배우기 위해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요구되었던 것이다. 만약 누가 성서를 읽고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그는 수도원 안에 있어서는 된다고 파코미오는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또한 성인은 수도원 안에서 나이 어린 수도승들의 교육에 있어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하고 있다. 파코미오는 나이 어린 수도승들은 먼저 하느님 자신이 그들을 창조했으며, 그리고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께 언제나 끊임없이 찬미 드려야 함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후에 어린 수도승들은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배워야 하며, 마침내 하느님을 진실로 기쁘게 드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파코미오의 수도 공동체인코이노니아에서 성서는 수도승들의 실천적인 규율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영성생활에 있어 근본적인 영감을 주었던 제일차적인 원천이었다. 이것이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었고 또한 인도하였다.
동방 수도승 전통을 서방에 알려준 요한 가시아노(John Cassian)에게도 성서는 매우 중요하였다. 그의 저서『담화집』제14권에서 가시아노는 영적 지혜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그러한 지혜는 말할 것도 없이 모두 성서 말씀으로부터 흘러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가시아노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생활의 가장 중심에 무엇보다도 성서를 놓았다. 한편 베네딕도 성인에게도 성서는 바로 삶의 가장 올바른 규범(rectissima norma)이었다(RB 73,3). 그리고 마지막 교부라 일컬어지는 베르나르도 성인은 성서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직접 드러낸다고 보았기 때문에 성독의 일차적 대상으로서 무엇보다도 성서를 강조하였다.
이렇게 수도승 전통에서 성서는 언제나 중심 위치를 차지하였다. 성서가 개인으로든 공동체적으로든 읽혀지고 묵상될 하느님은 성서의 말씀을 통해지금, 여기에서 우리 각자에게 말씀을 새롭게 선포하시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성서는 하느님이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사랑 지극한 메시지이다. 그러므로 성독 시간에 다른 어떠한 영성서적 보다도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를 가까이하고 읽고 맛들임으로써 하느님 안에 깊게 뿌리내리는 영적인 수행은 분명 우리의 영성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허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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