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이 성서를 자주 읽고 묵상하는 수행을 통해서 좀더 풍요롭고 깊은 영성생활을 맛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 여기서는 Lectio Divina의 몇 가지 일반적인 원칙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① 순수한 마음을 지녀라
여기서 제시하는 성서독서는 여타의 독서와는 다르다. 즉 그것은 가볍게 읽고 쉽게 넘길 수 있는 다른 책들과 다르며, 또한 머리로써 이지적으로만 분석하고 비판하는 다른 독서와도 차이가 있다. Lectio Divina는 오직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말씀을 읽고 맛 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주님은 맑고 순수한 마음 안에 당신을 온전히 드러내시기 때문이다(마태 5,8).
② 인간 전존재로서 읽어라
고대나 중세의 수도자들은 Lectio Divina 수행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단순히 눈으로만이 아니라, 입으로 그 말씀을 손수 읽고, 귀로 듣었으며, 그리고 마음으로 성서를 배웠다. 비록 오늘날 독서를 행함에 있어 이러한 모습이 많이 사라져 버리기는 했지만, 이렇게 인간 전존재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맛들인다면, 더욱 하느님 말씀의 심오한 신비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Lectio Divina 수행을 할 때에는 언제나 개방되고 열려진 마음의 자세로 자신의 전존재를 사용하여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한다.
③ 성령께 도움을 청하라
진실로 하느님 말씀의 심오한 의미를 밝혀 주시는 분은 성령이시다. 그분만이 우리에게 말씀의 참된 의미를 드러내신다. 그분은 우리를 진리에로 인도할 사명을 갖고 계시다(요한 16,13). 그러므로 우리의 영성생활에서 그분의 도움 없이는 결코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성서독서를 할 때에는 항상 그분께 도움을 청하는 겸손한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④ 항구하라
Lectio Divina는 인스턴트 식품처럼 금세 어떤 효과나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통해 꾸준히 공급되는 원천과 같기에 더욱더 충실하고 항구하게 정진할 필요성이 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육체적인 필요를 위해 매일 규칙적인 식사를 하듯이, 우리의 영적인 필요를 위해서 우리는 충실하게 이러한 수행을 통해 영적인 양식을 매일 매 순간 먹고 마셔야 한다. 만약 우리가 하느님 말씀과의 끊임없는 친교를 갖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 갈수 없으며, 더욱이 우리의 수많은 사도직 활동도 위태롭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자신이 갖지 않은 것을 결코 남에게 줄 수 없다(Nemo dat quod non habet)는 영성생활의 금언 때문이다.
⑤ 서둘지 말라
Lectio Divina는 마치 선물과 같은 것이기에, 이러한 수행을 행할 때는 긴장을 배제하고 고요와 평화 중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결코 많은 책을 읽으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혹은 하나의 책을 어느 시간까지 다 끝내려고 과욕을 부려서도 안 된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완전히 다 읽기도 전에, 또 다른 부분을 읽으려는 유혹에 빠져서도 안 된다. 진실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빨리 그리고 많이 읽는데 있지 않고, 자신이 읽은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그 말씀대로 행하는 데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⑥ 성서를 자주 맛들이고 되뇌이어라
성서독서 중에 특별히 어떤 본문이 마음에 와 닿게 되면 그것을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시간 나는 대로 계속 되뇌이어라. 사실 옛 수도승들에게 있어 묵상(meditatio)은 오늘날과 같이 머리로 숙고하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단순히 반복하고 끊임없이 되뇌이는 수행이었다. 이것은 마치 소가 되새김을(ruminatio) 함으로써 음식물을 철저히 자기의 살과 피가 되게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성서독서 중에 특별히 마음에 닿는 본문들이 있다면, 그것을 단순하게 자주 되뇌이는 수행을 끊임없이 행하라.
⑦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의 삶으로 응답하라
Lectio Divina는 단순히 마음의 수양을 위한 어떤 수단이 아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에, 그분의 절대적인 주도권을 인정하고 그분이 우리를 인도하시도록 철저히 그분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이때 성서독서는 우리의 모든 생활 안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된다.
(허 가브리엘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