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거실 커텐을 밀치고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흐리다
원망스럽게도 잠에 취한 나의 고뇌와는 아랑곳 하지 않고 태양은 어김없이 떠오른 다
잠자리를 치우고 청소하고 나니 벌써 7시 40분이되었다 나는 동작이 빨라진 다 우선 리디아를 안마기로 전신을 안마한 후 썩션기로 가래를 뽑고 기관지 절제한 부위를 소독 한다
그리고 수건을 따뜻한 물에 빨아 리디아 몸 과 얼굴을 닥 고 나니 벌써 8시가 훌쩍 넘었다 병원침대는 너무 높아서 환자가 사용하기에 불편하여 라꾸라꾸 침대를 사용하는데 상체를 오르내리는 것은 리모콘으로 자신이 편리대로 조정 한다 침대가 낮아서 일으켜 세울 때가 좀 힘이 든 다
아침이면 이르켜 앉히고 뒤 벽에 쇼 파의 등받이를 대어주어 뒤로 넘어지지 않게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다
그런 다음 식사 전 약을 먼저 주고 15분 뒤에 아침식사를 (뉴케아 화이바)를 렌지에돌려 닝거 병에 담아 주입 시킨다 약 사십분 내지 한 시간 동안 주입 시킨다
식사가 끝나면 30분 뒤에 아침 약을 투여 한다 식사 중에 대. 소변 두서너 번 본다 변은 이동식 변기를 이용하는데 이르켜 세우고 앉히는데 힘이 좀 든 다 50Kg도 안 되지만 힘 빠진 몸은 무겁다 이러다보니 아홉시 반이 흘쩍 넘었다
이제는 미사 준비에 종종거름 친다 교중미사는 열두시인데 너무 늧어 열시 반 미사를 간 다
미사를 마치고 집에 오면 열두시 점심시간이다
식사 전에는 언제나 안마를 해주고 가래를 뽑아준다 그래야 가래가 잘나오고 맑아진다 식사가 끝나면 30분 뒤에 약을 먹는 다 또 소변내지 대변을 본다 하루에 십여 차례 본 다
왜 자주 보는지 이유는 모른 다 팔 다리가 저려오기 때문에 고통스러워 한 다
무슨 요구를 하는데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한참 실갱이를 한다 등에서 진땀이 흐른 다 알아 듯 지 못해서 진땀나고 본인은 화가 나서 메모판을 거실 바닥에 집어 던진다
나도 함께 화를 낸다 한참소동을 피우고 나면 휴전 한다 이마에 땀을 닥으며 잠시 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해 본다
얼마 남지 않은 만남 앞에 화를 내는 내가 밉다
마음이 쓰리다 후해하고 돌아서서 나도 서러워 운 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 받아주고 안아주어도 모자랄 덴데 후해하는 일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 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해답을 얻게 된 다 그림 그리고 글씨도 쓰지만 해독이 안 되었던 문제가 마음이 가라앉고 나면 문제의 해답을 얻는 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자리에 한번 앉아보지 못하고 벌써 오후3시 간식시간이 되었다 간식 후 책을 좀 읽으려하면 자꾸 벽을 톡톡 친 다
손자 장난감 골프채로 나를 부른 다 골프채로 벽을 똑똑 치면 나를 부르는 소리이다
알아듣지 못하는 손짓을 한다 그러면 가슴부터 두근거린 다 또 설전이 벌어질까 두려워서이다
그러다 보니 벌써 저녁 6시 식사시간이다 안마 뒤 가래 뽑고 저녁식사를 준 다 식사 후 약을 먹는 다 그러고 나면 나도 저녁을 먹는데 주방에서 돌아앉아 먹는 다
냄새 풍길까 조심하면서 처다 보고 있는 눈길을 외면하고 헌자 살겠다고 밥을 먹는 자신이 죄스러워 목이 메인 다
그러다 보니 8시가 훌쩍 넘는 다 안마하고 가래 뽑고 소 대변 보고 9시경 마지막 간식을 먹는 다
그리고 안정제를 먹고 잠자리에 든 다 요즘은 감기기가 있어 매우 힘들어하며 절망하고 운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침묵으로 눈물을 닥아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도움이 될 수 없어 가슴 저리다
지금은 고달프고 힘든 일상이지만 먼 훗날 오늘을 돌이켜 볼 때 행복한 시간이었음 을 후해 하지 않을까하여 마음을 다하고자 한 다
그런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함께하며 눈물을 닥아 주는 것뿐이라니 유한한 인간의 한계를 원망하면서 리디아를 안아 잠자리에 뉘운다
내일아침 맑은 눈으로 다시 만나요 안녕
그리고 주님께 감사기도 드립니다 리디아의 눈물을 제 손으로 닥아 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 드립니다 비록 또 눈물을 흘리는 내일이 될지라도 함께하는 시간 오래오래 허락해주소서 아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