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31일 미사 복음묵상 (루가 14, 12~14) 입니다.

2005. 10. 31. 오후 11: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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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31일 미사 복음묵상 (루가 14, 12~14) 입니다.


+. 찬미예수님

종교교육학과 1학년 송 기숙 마리아입니다.


톨스토이의 이야기 중에 어느 제화공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늘 예수님을 만나보고 싶어 했습니다. 어느 날 꿈에 예수님이 나타나서 내일 이 구두장이 할아버지 집에 오겠다고 하셨어요.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대단히 기뻐하며 음식을 차려놓고 하루 종일 눈 빠지게 예수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시지 않고, 한번은 거지가 오고, 또 한번은 청소부영감이, 저녁때는 사과장수 아주머니가 왔어요. 그들은 모두 가난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구두방 할아버지는 이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어, 예수님을 위해 준비했던 음식을 그들에게 먹였습니다. 그날 밤 꿈속에 다시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어요. ‘나는 오늘 너희 집에 세 번이나 가서, 세 번 다 대접을 잘 받았다. 참으로 너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네 이웃에 사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을 대접하는 것이 나를 대접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네 친구를 초대하지 말고 가난한 자와 불구자들을 초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 이 말씀을 하셨습니까? 루가복음 14장 12절 이전의 말씀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파 사람의 집에 가셨을 때, 그리고 ‘혼인잔치에 초대하거든, 맨 윗자리에 앉지 말라’고 말씀하신 직후에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파 지도자는 분명히 예수님 말씀에 크게 감동을 받았거나 은혜를 입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실 생각을 했고, 온갖 음식을 준비해 놓고 정중하게 예수님을 초대했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초대에 응하셨고, 그곳에서 병자도 고쳐주시고, 다른 교훈의 말씀도 하시면서 음식을 드셨을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참 식사가 진행되고 흥이 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주인에게 민망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 사는 이웃 사람들을 부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나를 초대해 주어서 고맙다”든지 “음식이 맛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면 이해가 가겠는데, 오히려 예수님과 제자들을 초대해서 한 상 잘 차려준 주인에게 듣기 거북한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말씀하시는 예수님 자신도 초대하지 말라고 하신 사람들안에 속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자신을 초대해준 바리사이파 지도자에게 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이 말씀 속에 “네가 나를 초대한 것은 진정한 대접이 아니다”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까요?

저는 이러한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가지고, 주님께서 오늘 들려주시는 복음말씀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첫째: 진정한 자선을 베푸는 의미를,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예수님께서 초대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친구나, 형제, 친척, 잘 사는 이웃사람들, 이 네 부류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모두 한결 같이 자기를 중심으로 친한 사람들이거나,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입니다. 친구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거나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지요. 형제나 친척은 어려울 때 방패막이로 삼을 수 있는 사람들이며, 잘 사는 이웃사람들은 물질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은, 남을 대접하고, 자선을 행할 때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세상은 끼리끼리의 문화입니다. 친한 친구끼리, 형제나 가족끼리,  술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끼리,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 사람끼리 어울립니다.오늘 날 정말 도와주고 대접해야 할 사람들은 우리주변 가까이에 너무나 많이 있는데 그들은 오히려 굶주림에 떨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자선의 의미는 끼리끼리의 문화를 넘어서는 사랑의 실천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적어도 하느님의 자녀들은 세상사람 누구나가 다 하는 그런 선행이 아니라, 그 보다 차원 높은 사랑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둘째: 보상심리가 들어있는 초대는 진정한 자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 준 것을 도로 받게 받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왜 식사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자신을 초대한 주인의 마음에 보상심리가 있는 것을 아셨기 때문일까요?

바리사이파 사람은, 예수님을 초대한 진정한 목적이 순수하게 은혜에 감사해서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예수님을 대접하면 분명히 자신에게 더 큰 축복을 해주실 것이라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것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 사랑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가난한 자와 불구자들은 우리 자신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므로 너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소외되고 비천한 사람들입니다. 선물을 살 돈도 없고, 오히려 잔치에 참석해서 음식만 축내는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굶주렸기 때문에 남들보다 두세 배를 더 먹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더러운 땀 냄새만 남기고 정처 없이 떠날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왜 이런 소외된 자들을 잔치에 부르라고 말씀하실까요?

이 잔치는 바로 천국 잔치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천국 잔치를 마련하시는 주인이십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등장하는 가난한 자와, 불구자들은 장차 천국잔치에 들어갈 바로 우리 자신 인 것입니다.

마태복음 5장 ‘참된 행복’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늘나라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것입니다. 그들은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목말라 하고, 주님의 은혜를 갈망하고, 영적인 갈증을 통해 하느님의 축복을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가난한 자, 불구자에게 도움을 주며, 잔치를 베풀어 초대하는 것은 남을 대접하고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가난한 사람이고 상처로 얼룩진 불구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존재의 울타리와 길거리에서 잔치에 초대되었습니다. 각자 자신이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이든지 바로 그곳에 초대된 것 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렇게 길거리와 울타리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혼인잔치에 초대되어 영의 포도주를 마시게 됩니다.


네째: 사랑의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가난한 사람, 불구자, 소경들을 잔치에 초대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이런 사람들을 초청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사랑의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랑입니까? 주님이 주시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초대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편견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것이 조건 없는 주님의 자녀다운 사랑인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저 가난하고 불구자가 되어, 상처투성이인 우리들을 먼저 조건 없이 사랑하시고 우리들을 그분의 영의 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 주실 것이다’


우리가 모든 수고를 끝내고 천국에서 받게 될 보상을 기뻐하며 디모테오 후서 4장 7절 이하 말씀으로 끝맺음을 하겠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 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아멘!


댓글 9

  • 2005년 11월 1일 오전 12:05

    복음 묵상 감사합니다. 성모님과 함께 늘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요...^*^

  • 2005년 11월 1일 오전 12:05

    오늘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2005년 11월 1일 오전 1:19

    마리송 자매님 달님반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햇님반에 계셨으면 햇님이 너무 눈부실뻔 했어요.

  • 2005년 11월 1일 오전 1:35

    감동이었습니다. 찌렁찌렁한 목소리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시는데 가슴 깊이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했습니다.

  • 2005년 11월 1일 오전 8:05

    감사합니다. 학우님들이 기도해주신 덕에 복음묵상 무사히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께 영광드립니다!

  • 2005년 11월 1일 오전 11:59

    저도 읽고 갑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005년 11월 1일 오후 12:45

    오랜만에 여러가지를 되돌아볼 기회를 가졌습니다...감사 합니다...

  • 2005년 11월 4일 오후 2:59

    묵상 넘 좋았어요. 달님반에 보배얘요. 항상 애써주셔서 감사 합니다. 우리 모두 초대하시면 사양 안 할께요

  • 2005년 11월 5일 오후 10:13

    찬미예수님^^* 어느 곳에서나 빛나는 마리송님 생명의 월계관 받으시기까지 늘~~~승리하시길 빕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