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의지하고 살았던 님을 보내고
박 요안나 글
25년 전 오영진 주교님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방카타리나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카타리나씨는 26년 전 구로1동(현 구로본동) 성당 오영진 신부(현 프랑스 생드니 교구 주교)님의 식복사로 일했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고아원을 거쳐 교회 안에서 수녀님들과 살다가 오 신부님을 따라 구로 동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카타리나씨가 사회생활에 적응하기에는 경험이 없어 걱정이 되셨던지 가노장 회원이라면서 저에게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남의 인연으로 23년을 한 가족처럼 살았습니다.
처음 함께 살 때는 제가 너무 가난했었고 단칸방에서 살 때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가 짜증도 많이 냈었고 눈치도 많이 주었는데, 어쩌다 보니 저희 옥탑 방에서 살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 지금은 하느님 나라에서 잘 살고 있겠지 믿으면서,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여기에 나의 님의 삶을 몇 자 적어봅니다.
그는 제일 낮은 자리 회사에서 청소일을 해왔습니다.
정말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십일조를 냈었고, 성당에서 빈체시오 활동을 하면서도 얼마나 검소한 생활을 했던지 평생 옷 한 벌 사 입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옷은 늘 단벌옷이며 운동화는 4계절용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명절 때 비누 셑트를 받으면 빈체시오 가정에 다 나누어 주고, 비누 한 장 치약 하나 달랑 들고 오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늘 보았습니다.
때로는 질투심이 생겨, 우리도 비누가 없다고 하면서 남들만 나누어 준 것에 대해 비아냥거리면, 욕심 부리지 말라고 그때마다 질책을 많이도 했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살면서 의견 충돌이 있어도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습니다. 나는 세상 법을 논했고 카타리나씨는 하느님 법 율법으로 나를 늘 하느님 앞에 부끄러움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했습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저희 시골 친정에서 감자나 고구마 등 갖고 오면 어느새 이집 저집 필요하다며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떤 때는 제가 감추어놓고 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안 쓸려고 했고 남을 위해서는 아까워하지 않고 주고만 살아온 오늘날에 토빗에 삶을 살다가 3년 전 위암선교를 받고 투병생활 끝에 지난 6월 하느님 곁으로 간사람 우리 카타리나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라.
예수님께서 25년 전에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인 카타리나를 요안나에게 보내주셔서 믿음에 삶을 직접 보여준 사람 나의 님, 그동안 나에게 사랑하는 법과 자선하는 법까지 보여 주면서 늘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해주었지!
큰 딸이 많이 아팠을 때, 애들이 사춘기때 속 썩일 때, 남편과 싸웠을 때, 남편이 직장이 없어 의기소침해 있을 때, 애들이 공부를 못해서 진학 못했을 때, 내가 직장에서 해고 당했을 때, 내가 아팠을 때, 큰딸 병원비가 없어 고민할 때, 성당에 가기 싫다는 투정까지 다 묵묵히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었던 하느님의 사랑 엘리야였던 카타리나! 지금은 하느님께서 데려 간 사람, 나의사 랑 나의 벗 나의 님 보고 싶다.
가끔은 하느님께 이런 기도를 나는 많이 했는데, 하느님 요안나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냐고
주님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너도 가서 카타리나처럼 살아라.
내가 카타리나를 통해 20년을 요안나 너에게 보여주지 않았느냐? 하는 주님의 음성이
오늘 하루도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카타리나가 보여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려고 하루하루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노동장년회 회원이신 박요안나 자매님의 글.
글 출처 : 한국 가톨릭 노동장년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