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재무설계(펌글)

2006. 4. 17. 오후 5:44:23

글자

40대. 이 땅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주역으로 불리기도 하고, 동시에 가장 많은 인구를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이기도 하다. 분명 화려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으나, 현재는 만만치 않은 부담과 불안감 속에 어쩌면 가장 초라한 세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67%가 고용불안을 느낄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큰 편이다. 소득에 비해 지출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30대와는 또 다른, 40대의 재무 전략은 어떻게 짜는 게 좋을까.

노후준비 가능한 마지막 세대
연금상품 가입·보험 구조조정에 나서야


40대 지출구조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교육비 지출 비중이 높다는 점과, 지출구조의 경직성으로 인해 다른 명목으로 투자할 여력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40대의 경우, 대부분 자가 주택을 가지고 있지만, 일정 부분 대출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출의 핵심은 대부분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 지출이 차지한다. 주택 문제 역시 자녀에게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자는 뜻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직접적인 교육비 지출과 함께 교육 관련 비용의 범주에 집어넣을 수 있다. 특히 현재 40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도 교육열이 높아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지위에 있다 보니 각종 경조사비나 품위 유지를 위한 부대비용 지출이 많은 편이다. 수입의 일정 부분을 저축에 사용하고 있지만, 이처럼 꽉 짜여진 지출 구조 때문에 별달리 여유를 찾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단기상품은 확정금리, 장기상품은 투자

 

 

▲ 한겨레 강재훈기자

 

이런 상황에서 40대의 가장 큰 재무목표 두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교육비 마련과 노후 준비를 들 수 있다. 우선 교육비 지출부터 살펴보자.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할 일은 교육자금을 예측하는 일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우리나라 연간 교육비 지출은 중학생 278만원, 고등학생 418만원, 대학생 688만원이다. 교육비 증가율이 6%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비용은 5년 후 각각 372만원, 559만원, 921만원으로 늘어난다. 10년 후에는 규모가 더 커진다. 중학생 498만원, 고등학생 749만원, 대학생 1232만원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현재 준비해야 할 자금의 규모를 계산해볼 수 있다. 만일 현재 초등학생인 자녀가 대학 교육을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5390만원 정도에 이른다. 연 수익률 8%를 가정하면 해마다 344만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매달 30만원가량을 대학교육 자금으로 미리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자녀가 어려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육 자금까지 준비해야 한다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이제 남는 문제는 이런 재무 목표에 이르기 위해 적절한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일이다. ‘단기상품은 확정금리 위주로, 장기상품은 투자상품으로’라는 원칙을 따라 보자. 3년 이내에 사용할 자금이라면 안정적인 확정금리나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투자 상품의 경우, 필요한 시기에 매매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곤란해지므로 금리를 따져 저축은행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장기상품은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상품 위주로 결정을 내리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기초생활 유지하는 데 3억~5억원 들어

이제 또 다른 재무 목표인 노후준비에 대해 살펴보자. 40대의 경우엔 당장 지출해야 할 교육비나 고정 지출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후를 대비하는 데 소홀하기가 쉽다. 게다가 부족한 교육비 부분과 노후 준비를, 보유 중인 부동산으로 해결하겠다는 위험한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다.
40대는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다. 그 다음에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노후준비는 지속적인 현금 수입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연금처럼 매달 일정한 금액이 공급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평균 수명이 날로 늘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노후준비에 가장 위협적인 적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투입되는 교육자금이다. 자녀 교육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자녀 교육비 이외에 은퇴 후 30년이 넘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노후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2030년이 되면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기게 된다. 90세가 된 부부와 60대의 은퇴한 부부, 그리고 30대의 젊은 부부가 3대를 이루고 있을 때 누가 누구를 부양할 수 있겠는가? 이미 자녀교육을 통해서 노후를 준비하는 시기가 지났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제 노후에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첫째, 교육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노후준비의 출발은 대부분 여기서 시작된다. 많은 가정에서 노후준비는 자녀 교육보다 후순위다. 그러나 자녀 교육비 지출은 현재의 소득수준에서 가능한 정도로 제한하고, 필요한 노후준비를 꼭 시작해야 한다.
둘째, 노후생활을 위해 필요한 규모를 최대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3억~5억원을 노후자금으로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다. 은퇴 후 기초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 규모가 월 150만원이라면 15년 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월 3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매년 이 정도 돈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4억2천만원 정도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연수익률 8% 가정시) 즉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3억~5억원의 자금은 기초생활비 수준의 자금 규모라는 얘기다. 물론 여기에 국민연금, 퇴직금 등이 포함된다면 이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노후에 지속적인 현금흐름 만드는 일 중요

이제 남는 문제는 투자 상품 선택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저축과 부동산으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부동산 가격과 유동성이 동시에 하락할 수 있고, 저축 상품은 물가상승률을 능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볼 때, 그다지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노후를 위한 상품선택의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라. 노후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평생 동안 소득이 공급되는 연금형태의 상품이 적절하다. 보험사의 연금상품(변액연금, 금리연동형 연금)이 가장 좋다.
둘째, 장기운영에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라. 단기투자 목적인 상품들은 그 나름대로의 목적을 갖고 있지만 노후를 준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특별히 목돈을 운영할 때, 시기가 정해져 있는 부동산펀드나 ELF등은 노후준비용으로는 맞지 않다.
셋째, 적립식 투자를 선택하라. 적절한 위험은 적절한 수익을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위험이 없으면서 고수익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 이제라도 투자 인식를 가져보자. 직접 투자는 삼가고 펀드를 선택하자. 적립식 투자 상품(적립식펀드,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장기·분산 투자를 원칙으로 하며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하나. 위험을 보장하는 방법을 찾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40대 돌연사, 40대 사망률 세계 1위 등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무서운 이야기들은 보험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해준다. 특히 가정주부들은 가장의 사망에 따른 재무적인 위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수입과 지출 구조상 40대가 보험상품에 추가로 가입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40대는 보험 구조조정이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우선 자신이 가입한 상품들을 꼼꼼하게 분석해보자. 불필요한 지출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해약환급금은 좋은 종자돈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지출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둘째, 은퇴 전, 자녀들의 교육이 끝나기 전까지는 사망보험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교육자금과 배우자의 은퇴 후 소득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의 급작스런 사망은 가정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 신규로 보험에 가입하기에는 정기보험이 좋고, 종신보험을 정기보험으로 변경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면서 필요한 시기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제윤경/ 기획위원 ykje@assetbe.com

생활비 준비만으로는 부족하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 세계 최고의 속도로 달리는 고령화의 늪, 고금리와의 이별, 오륙도·사오정·삼팔선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낸 조기퇴직 바람 등은 우리에게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키워주고 있다. 특히 40대에게 노후대비는 더 이상 넋 놓고 앉아서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는 필수 과제가 되었다.
최근 이런 사회적인 추세를 반영하듯 각 금융사들은 퇴직연금을 비롯해 55세에서 65세를 퇴직시기로 보는 각종 연금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퇴직설계 또는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들에게 은퇴 후의 삶을 보여주는 수치들을 재공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은퇴·퇴직 후를 위한 연금을 설계하는 기준이 단지 노년을 일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비용을 측정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40대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하프타임’의 시기이다. 하프타임을 통해 전반전에 저지른 실수를 되짚어보고 새 기술을 연마한 사람은 후반전(퇴직 후 노년)에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란 얘기다.
이런 시기에 소득 감소만을 고려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자전거 앞바퀴만을 가지고 도로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은퇴 후 삶의 질은 금전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뒷바퀴의 추진력이 필요한 셈이다.
막연히 은퇴준비를 위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따위의 금전적인 고민만을 할 것이 아니라, 청장년기에 이루지 못한 자아성취에 대한 계획이나,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더불어 제2의 인생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자기계발이나 기타 준비해야 할 요소들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따른 비용 등을 은퇴 후 별도의 항목으로 분리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40대의 합리적인 은퇴설계는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한 자금설계만이 아닌,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제2의 인생설계와 그에 필요한 자금설계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일찍이 공자는40세를 불혹의 시기라 했다. 어떤 미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40세인 것이다. 이제 나이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청년기를 선망하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20여 년 전 사회에 발을 들여놓고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그리고 이 시대에 경제 주역으로 삶을 살아왔던 40대들의 노후가 예전의 열정 그대로 더욱 멋지게 빛을 바래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박남규/ 에셋비 재무컨설팅 사업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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