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어머니

2006. 3. 21. 오전 9:17:51

글자

 

 

어머니 / 어머니
 
 
미안하구나, 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 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아라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괜찮다.
 
 

이 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모습.신판 고려장 요양원에 버려진
 
어느 어머니의 일기입니다.
 
우리는 새삼스럽게
 
"4계명"을 묵상하게 합니다.
 
 
 

                                                            


 

댓글 6

  • 2006년 3월 21일 오전 9:19

    가슴을 찡하게 울려 퍼왔습니다.

  • 2006년 3월 21일 오전 10:00

    구겨질대로 구겨진 저 얼굴이 왜 그리 성스럽고 정다운가요! 지옥이라도 족하다는 말씅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생각에.....

  • 2006년 3월 21일 오후 3:16

    이것이 진정 자식을둔 어미의 마음........... 애절한 배경음악까지 가슴을 파고듭니다.

  • 2006년 3월 22일 오전 9:25

    형님! 오늘도 다녀갑니다. 눈시울 붏히며....애끓는 저 피리 소리에 눈물이 주루룩.....

  • 2006년 3월 26일 오전 8:42

    아! ..산보다 높은 어머니 마음....아! ..바다 보다 깊은 어머니 마음...

  • 2006년 6월 28일 오전 7:08

    아 --- 어머니, 이 불효 자식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어머니, 어머니....못다한 효도 저 세상에서 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