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초보의 행복한 성가

2004. 7. 1. 오후 5:11:24

글자

 

 

선생님 글보며 성가를 하는 내모습은  어떤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곰곰 생각하다가  푸하하~ 혼자 웃었죠.

왜냐하면 성가를 하는 나는 초보 그 자체 였기 때문에^^...

그러고 보니 내가 성가를 하는일이 봉사라는 생각도,내가 얼마나 잘 하는가도,심지어는 하느님께 드리는 나의찬미를 하느님은 어찌 보실까도 생각 한번 없이

그저 나혼자 행복해서  일방적으로 무고한 사랑을 품는 무지랭이 처럼 혼자 좋아 행복해 했으니 말예요.

생각이 내친김에 하느님은 이런 내가 어떠셨을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철없는  아이처럼 저 혼자 저리좋아 그러니 별로 밉지는 않으셨을것 같아요,그리고 하는님도 아이들 재롱보듯 덩달아 조금은 행복하셨을 거라고... (하느님,맞죠?)

 

처음 성가대에 올라와서 몇번은 괜히 왔나도 싶었드랬어요.

그때는  미사하는것 만도 마음이 뜨겁고 행복해서 좋았는데, 성가대에 올라오니 전례도 잘모르는사람이

매일미사보랴 성가하랴 정신이 없어 분심이들땐 아래에서 조용히 미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곤 했었거든요.

그러다 언제부턴가 어렵기만 한 성가곡들의 가사와 선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연습중에도 마음이 흠뻑젖어

차라리 눈을 감곤 한답니다.(불쑥불쑥 걸려오는 아이들의 전화로 코메디같은 일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말이죠..^^) 

 

 

선생님.

성가대에 올라온지 벌써 반년이 지나가요.

그동안 지낸 몇개월이 벅차고도  잔잔하게 기억되어집니다.

첫눈 오던 밤의 첫연습..연습을 마치고 나온 봄밤.. 까치둥지위에 휘훵히 빛나던 달빛..모든것이 다 소진되는것만 같았던 성 목요일의 미사..부활..충격적이기조차 했던 엠마우스의 봉쇄 수도원..아름다운 바닷가의 성모의밤..아늑한 성당마당에 그늘을 드리우는 두 그루의 튤립나무..강복하시는 신부님 손밑에  머리 조아린 두딸의 뒷모습...

생각하다 스르르 눈을 감게 됩니다.

 

어쩌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참을수 없어 외친 사람처럼 나도 외치고 싶은데..!

행복하다고, 성가하는 일이 너무나 행복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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